[팩트체크]강성 노조가 판치는 나라에 외국 제조업은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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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귀족 노조를 혁파하겠습니다.
이런 강성 노조 있는 나라에 제조업은 오지 않습니다.
또 이들 제조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아닌 기술집약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진출하는데 있어 노동 시장의 경직성 문제와 크게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후보의 주장대로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속노조 중에서도 가장 '강성 노조'가 있는 현대차, 기아차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는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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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와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가 21대 대선 팩트체크를 위해 뭉쳤습니다.
건강한 공론장을 위해 거짓이 사실로, 사실이 거짓으로 둔갑하지 않도록 감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강성 귀족 노조를 혁파하겠습니다.이것은 제가 정치하면서 줄곧 주장하던 겁니다.
지난번에 윤석열 정부에서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의 공장을 건설하려고 한다, 전국 자치단체에 공문이 왔어요.
신청해라. 대구시에서는 신청하지 마라고 그랬어. 절대 오지 않는다.
한국처럼 강성 노조 특히 금속노조가 판치는 나라에 어떻게 테슬라가 들어오겠느냐.
그거는 하나마나 한 짓이다, 아마 대구시만 신청 안 했을 겁니다. 근데 인도네시아로 갔잖아요.
이런 강성 노조 있는 나라에 제조업은 오지 않습니다. 외국 기업들이 머니 게임에 투자해서 돈은 벌어가도 제조업에 투자하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 4월16일 ‘선진대국시대 비전발표회’
한국의 강성 노조 때문에 테슬라가 인도네시아로 갔다?
사실이 아니다. 먼저 테슬라는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공장을 설립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논의는 있었지만 사실상 무산됐다.인도네시아 유력 언론<템포>는 지난해 9월 로산 로에슬라니투자부 장관을 인용해“테슬라가 인도네시아에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인도네시아가 전력 생산을 화석 연료에 계속 의지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 유치는 무산됐지만 인도네시아가 지난 2020년 부터 테슬라 측에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공장 유치를 제안하고 설득해왔던 것은 인도네시아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매장국인 데다가 인구 2억 8천만 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었다.(싱가포르 영자신문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
중국의 전기차업체 BYD가 올해 말까지 인도네시아에 10억 달러를 투입해 연간 15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의 강성 노조 때문에 테슬라가 한국 대신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일 뿐이다.
강성 노조가 있는 나라에 외국의 제조업은 오지 않는다?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지난해 외국인 투자는 345억 7천 달러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4년 외국인 투자를 집계한 올해 1월 7일자 산업통상부 보도자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ㆍ 제조업은 최대 금액인 144.9억 달러(+21.6%)를 기록하며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
ㆍ 특히 전기·전자(52.6억 달러, +29.4%), 기계장비·의료정밀(23.5억 달러, +174.0%), 의약(7.1억 달러, +113.2%) 등 업종에서 투자액이 증가.
ㆍ 공장 등 신‧증설을 위한 그린필드 투자는 267.0억 달러(+13.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ㆍ 최대 실적 경신은 글로벌 투자가들이 여전히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줌.
이같은 제조업 투자유치 최대 실적은 지난해 뿐만 아니라 거의 매년 경신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 투자 연간 신고금액(억 달러)
:(20년) 207.5 → (21년) 295.1 → (22년) 304.5 → (23년) 327.1 → (24년) 345.7
비제조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도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산업연구원의 문종철 연구위원은 “반도체나 2차전지 등 세계적으로 앞선 분야가 있고, 소재 부품 장비 제조업 분야에서도 기술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다 공급망 구축도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들 제조업이 “노동집약적인 산업이 아닌 기술집약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 진출하는데 있어 노동 시장의 경직성 문제와 크게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1분기 기준 외국인 직접투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때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관의 설명도 비슷했다. “한국을 통해서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이 한국의 FTA 등으로 인해 잘 돼 있고 제조업의 공급망 가치사슬이 잘 구축"돼 있어 외국인 투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의 주장대로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속노조 중에서도 가장 ‘강성 노조’가 있는 현대차, 기아차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는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적지 않다.
삼성증권 2024년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그룹 3사의 외국인 주식 지분은 코로나 시기 26%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약 40%까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현대차 35%, 기아 38%)
역시 금속노조 소속지부가 있는 한국지엠의 경우에도 미국의 다국적 자동차 업체인 GM이 2002년 인수한 후 지금까지 20년 이상 투자를 이어오며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신차를 생산하고 있다.
뉴스타파 최기훈 bluemang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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