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찬탄·배신' 구도에도…경선 선두권 '성큼'
나경원·이철우 "탄핵은 한동훈 탓" 비난 이어가
'소신 발언'에 힘 받나…洪과 0.3%차 초접전
'산토끼'로 지지율 올랐지만, '집토끼'도 챙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지율 상승세를 타면서 반탄(윤석열 탄핵 반대) 진영의 협공이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하지만 반탄파의 공세에도 한 전 대표 지지율이 오히려 오르면서 탄핵 국면 당시 씌워진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조심스레 나온다.
오히려 한 전 대표는 반탄 후보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설정 등 역공을 펼치며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경선 토론회 직후에는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집토끼 공략에도 나섰다.
한동훈 "비상계엄은 불법"…반탄파 '배신자 프레임' 소환
한 전 대표가 "'계엄은 반대하지만 경미한 과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는 계엄 옹호"라고 선공에 나섰다. 그러자 나머지 세 후보는 일제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며 맞받아쳤다.
홍 전 시장은 "(비상계엄은) 2시간의 해프닝이었다"고 했고, 이 지사는 "한 후보가 지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지금 우리 당 후보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라고 몰아세웠다.
나 의원도 "한 후보가 내란몰이 탄핵을 선동한 것 때문에 결국 이 지경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내란몰이 탄핵에 가장 앞장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가세했다.
한 전 대표를 향한 공세는 비상계엄 관련 설전 이후에도 계속됐다. 특히 국민의힘(또는 전신) 출신 대통령들과만 악연이 있는 한 전 대표의 이력을 문제 삼으면서 '배신자 프레임'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그런 일이 있었고, 적폐청산이라고 해서 보수가 거의 궤멸되다시피 했다. 그 장본인이 바로 여기 앉은 한 전 대표 아니냐"며 "우리가 가짜뉴스에 당할 때 그때 칼춤을 춘 사람이 '화양연화'라 하면서 우리 당 후보로 와 있다는 것이 저는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맹비난했다.
수세에도 오르는 지지율…洪과 비등하기도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한 전 대표는 8.1%를 얻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한정한 조사에서는 13.6%를 기록, 홍 전 시장(13.9%)과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응답자를 국민의힘 또는 무당층으로 좁히면 한 전 대표 지지율은 21.1%로 상승, 오차범위내 1등으로 올라섰다.(CBS 의뢰.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전에는 당내 여론을 의식해 소신 발언을 자제해왔지만,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자 "민심이 윤심(尹心)보다 딱 5천만배 중요하다"라고 하는 등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한 전 대표 측에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윤석열, 전광훈의 당'입니까 아니면 국민의힘입니까"라고 발언하는 등 반탄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화력을 쏟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경선에서 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해야 할 말을 못하면 안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윤 전 대통령과는 더 강하게 선을 그어야 오히려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당원들은 언제나 제일 승률이 높은 후보에게 투표하는 합리적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래도 관건은 집토끼…입으로는 尹 때리고 발길은 TK로
다만 한 전 대표의 최근 상승세가 중도·무당층 확장성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당내에서는 "경선은 집토끼"라는 반응이 공공연한 만큼 찬탄에만 매진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차 경선 진출자 8명은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100%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4명으로 압축된다. 100% 국민 여론조사라고 하더라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포함돼 있는 만큼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오픈프라이머리와는 거리가 멀다.
2차 경선부터는 당심과 민심을 각 50%씩 반영, 당심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한 번 더 당심 50% 민심 50%로 진행되는 경선을 통해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한 전 대표를 포함한 찬탄 진영 후보들이 같은날 국민의힘 텃밭인 TK(대구·경북)로 발걸음을 향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 직후 대구로 이동, 서문시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규제를 특별하게 완화해서 모든 산업적인 면, 교육적인 면에서 서울과 경쟁하는 도시로 대구를 만들겠다", "대구 신공항이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돼야 한다" 등 대구 표심을 겨냥한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21일에는 경주·포항 등을 돌며 과학기술 간담회, APEC 회의장 예정지를 방문하는 등 텃밭 민심 공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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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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