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반차 내면 사흘 쉬네”…조기대선에 급부상한 ‘주 4.5일제’ [방영덕의 디테일]
“아예 목요일부터 쉴 수도?”
“금요일 말고 월요일 반차는 안 될까요?”
직장인들이 며칠 새 돌리고 있는 ‘희망회로’에 관한 얘깁니다. 근로일수 단축이 ‘6·3 조기대선’ 국면 속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대선 공약 1호로 ‘주 4.5일제’를 내걸었고요. 더불어민주당은 주 4일제를 주요 민생 의제로 선정하며 공약화를 검토 중입니다.
이같은 근무제도는 급여 감소 우려 등으로 노동계 일각에서조차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 ‘票퓰리즘’이 쏟아질 기세입니다. 진보, 보수 진영 할 것 없이 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더불어민주당이 검토 중인 주4.5일제는 근로시간 자체의 단축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총 근로시간은 유지하되, 이른바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게 하자’는 유연근무 형태를 강조합니다.
민주당이 검토 중인 주 4.5일제는 현재 주당 40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법정 근로시간(연장근로 제외)을 주당 36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하루 8시간씩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추가근로를 하지 않고도 금요일 오후를 쉴 수 있는 것이죠.
민주당은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32시간까지 줄여 주4일 근무를 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제로 나가야한다”고 밝혔고, 지난달 민생연석회의 의제에 주 4일제 도입을 포함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주4.5일제 공약은 탄력근무제 확대를 골자로 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8시간씩 주당 40시간을 일하는 직장인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9시간씩 일하고 금요일에는 오전 4시간만 근무한 뒤 퇴근하도록 하자는 겁니다.
금요일 오후 4시간 근로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한 시간씩 나눠 추가로 일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의 근로 총량은 주 40시간으로 유지됩니다.
이와 관련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총 근무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급여에도 변동이 없다”며 “기존 주5일 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 유연한 시간 배분을 통해 주 4.5일제의 실질적인 워라밸 효과를 가져오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로에 대해선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야한다”며 “이런 상황 속 주4.5일제를 도입할 경우 기업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임금은 유지한 채 근로시간을 단축하자는 주 4일제 도입 주장의 경우 생산성 하락마저 염려됩니다. 이미 중소기업들은 주 52시간제 적용 이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총성없는 경쟁이 한창인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또 생산 가동 일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가 큽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00개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2대 국회에 바라는 고용노동 입법 설문조사’ 결과 22대 국회에서 입법이 추진될 경우 노동시장과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입법으로 ‘주 4일제 또는 주 4.5일제’(34.3%)가 1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이어 ‘노란봉투법 개정’(20.4%), ‘법적 정년연장’(20.4%) 등이 차지했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보다 현행 근로제도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게 우선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업종과 직무의 특성을 반영한 다영한 형태의 유연 근무가 가능하도록, 특정 요일을 휴일로 지정하기보다 노사가 자유롭게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겁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연구개발(R&D) 분야의 경우 일률적인 근로시간 제한이 오히려 연구 효율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많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근로제도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1일,국민의힘은 5월 3일 대선후보를 확정합니다. 조기대선으로 인해 여러 공약들을 놓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부디 인기영합주의적 정책으로만 흐르지 않길, 누군가에겐 희망이 또 누군가에겐 비극의 시작일 수 있으니 신중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낮에는 대학생 밤에는…4년간 비행기 타고 대학다닌 일본女의 정체 - 매일경제
- “백종원과 이상한 소문 많은 거 안다”…‘불화설’에 직접 입 연 연돈 사장 - 매일경제
- “해도해도 너무하네”…트럼프 돌연 ‘관세 유예’ 본인 재산 지키려고? - 매일경제
- “우리 집 찬장에 있는 거 가져다 버려야겠네”…‘이것’ 사용했다가 암 유발 - 매일경제
- 아이 의대 보내보려고 강원·충청 이사갔는데…의대 정원 회군에 학부모들 발동동 - 매일경제
- “치킨집 사장이 남는 게 없다고?”…월수익 1800만원 대박집, 그런데 느낌이 쎄하네 - 매일경제
- “아들 커밍아웃, 이젠 사위를 더 사랑”…윤여정, 최초 고백한 가족사 - 매일경제
- “군복 바지 지퍼 열고 중요부위를”…경찰 신분당선 ‘노출男’ 추적 중 - 매일경제
-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김상혁 방송 중 긴급사과, 또 무슨 일? - 매일경제
- 국대 공격수 케이시 유진 페어, 드디어 프로 무대 데뷔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