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AI가 30초 만에 불량 원인 판단”… ‘축구장 3배 크기’ LG이노텍 FC-BGA 드림팩토리 가보니

전병수 기자 2025. 4.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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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빅데이터로 불량 판독… 주문부터 납품까지 시간 90%↓
AI·무인화 스마트팩토리 기술력으로 수율↑
“2030년까지 FC-BGA 조단위 사업 육성”
지난 17일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위치한 LG이노텍의 FC-BGA 생산기지 드림팩토리 안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돼 제품의 불량 여부를 판독하고 있다./LG이노텍 제공

지난 17일 경상북도 구미시 공단동 구미4공장에 구축된 LG이노텍의 ‘드림팩토리’. 축구장 3배 크기(2만6000㎡)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검사 시스템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제품의 불량 여부와 원인을 30초 만에 판독하고 있었다. 매일 20만개 이상의 파일과 100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적용된 불량 예측·검사 시스템의 결과는 즉각 고객에게 전달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AI 검사 시스템을 통해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검사를 위해 투입하던 인원도 90% 줄일 수 있었다”며 “드림팩토리는 AI와 딥러닝, 로봇 등 최신 기술을 총집결한 스마트팩토리”라고 설명했다.

◇ FC-BGA 생산에 AI·딥러닝 등 최신 기술 동원

FC-BGA는 칩보다 기판의 크기가 커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AI와 PC, 서버, 클라우드, 전기차 등에 활용도 높아 차세대 반도체 기판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른 반도체 패키지 기판보다 층을 높게 쌓아 회로를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FC-BGA 시장 규모는 올해 11조3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20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10.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한 LG이노텍은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드림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PC용 FC-BGA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추가 고객사 확보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AI 시장 개화로 수요가 늘고 있는 서버용 FC-BGA 시장에 본격 진출해 FC-BGA 사업 매출 규모를 조단위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드림팩토리를 소개하며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시스템에 AI를 접목했다”며 “AI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드림팩토리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LG이노텍의 FC-BGA 사업 매출을 조단위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이 제작한 FC-BGA 기판./LG이노텍 제공

◇ AI·무인화 기술력으로 선두 기업 추격

FC-BGA 시장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은 AI와 첨단 무인화 공정이 적용된 스마트팩토리를 기반으로 일본 선두 기업을 빠르게 뒤쫓겠다는 전략이다. 일본 FC-BGA 기업으로는 이비덴과 신코 등이 있다. 강 부사장은 “FC-BGA의 생산 수율은 평균적으로 90%가 넘지만, (서버 등) 난이도가 높은 제품의 경우 5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LG이노텍은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드림팩토리에 내재된 첨단 기술력으로 2~3년 안에 시장 선두 기업을 뛰어넘는 기술력과 수율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드림팩토리 생산라인에서는 AI 기술이 적용된 검사 시스템 외에도 대부분의 공정과 물류 시스템이 무인 자동화 방식으로 운영됐다. 축구장 3개 크기의 생산 시설에는 모니터링에 필요한 10여명의 필수 인력만 있을 뿐 로봇 등이 전체 공정과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전 공정에 협동로봇과 같은 생산 설비를 구축해, 작업자에 의한 불량을 최소화해 수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시설에서 자동으로 가동되는 공정 설비들 사이로 자동로봇(AMR) 수십대가 쉴 새 없이 오가며 자재를 운반하고 있었다. 고객 납기 기간에 맞춰 자동으로 생산이 개시되고, AMR이 원자재를 공정설비로 운반해 왔다. 원자재에 찍힌 바코드를 공정 설비가 찍으면, 제품 특성에 맞는 공정이 자동으로 설비에 준비되고, 제품 가공이 본격 시작됐다. 공정이 완료된 제품을 다시 옮겨 적재하는 일도 AMR의 몫이었다.

패널에 붙어있는 보호 필름을 벗겨내는 공정도 사람이 아닌 로봇이 담당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미세 스크래치나 분진과 같은 이물질 등으로 발생하는 불량 요인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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