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참다참다 전화한다"…LGU+ 불편해소 비결은 '국영수'
단단한 기본기로 1등 품질 서비스 목표
[대전=김동훈 기자] "내부 통계를 보니 고객들은 IPTV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OTT를 약 8.9번 클릭하다가 참다 참다 안 되면 민원을 넣으시더라고요. 저희는 이런 불편을 사전에 완벽하게 예측하고 '결함 제로'를 만들어 1등 품질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17일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에서 만난 강봉수 품질혁신센터장(상무)은 "품질은 기본이고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4시간 제품 테스트를 진행한다. 제품·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출시 이후까지 지속적인 품질 예측을 통해 고객이 체감하는 1등 품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다.
특히 제품 출시 전후 품질 테스트는 대전 R&D 센터에서 진행한다. IPTV 셋톱박스는 물론 와이파이 공유기,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이곳에 모인다. 단순 기능 검사를 넘어 고객의 사용 환경을 구현해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 모니터와 셋톱박스로 가득한 R&D 센터 내 시험실에는 총 10종의 셋톱박스 411대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이들 셋톱박스는 단말 오류를 사전에 발견하기 위해 고객의 이용 패턴에 맞춰 채널을 변경하고 OTT에 접속하는 테스트를 일평균 13회 반복한다. 411대의 단말을 활용하면 하루 최대 5000번, 1년 동안 약 200만번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셈이다. 테스트를 통해 발견한 오류는 즉시 개선에 나선다.
강 센터장은 "수능 1등한 사람 인터뷰를 보면 국·영·수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해서 서울대 갔다고 그러는데, 저희도 1등 품질 달성을 위해 기본을 잘하자고 생각해봤다"며 "경쟁우위의 품질과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의 품질관리, 결함제로의 품질 확보가 국·영·수와 같은 기본이고 사전에 고객불편을 예측하는 것이 예습, 서비스 출시 이후 불편을 막는 것이 복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대전 R&D 센터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 고객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환경과 동일한 환경에서 제품을 테스트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홈 무선 환경 시험실' △제품이 출시된 이후 고객의 사용 패턴에 맞춰 24시간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 △ 서비스 품질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NW)와 단말간 연결 문제를 상시 점검하는 'NW 연동 시험실' 등을 운영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있었다.
이 같은 노력은 신임 대표 홍범식 사장의 경영 철학과도 일치한다. 지난 1월 첫 현장경영으로 대전 R&D 센터를 찾은 홍 사장은 "기본이 확립돼야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장 극한의 환경을 가정해 네트워크 품질 검증과 실험을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사내에서 홍 사장은 '기본기홍'으로 불린다고 한다.
'홈 무선 환경 시험실'에서는 와이파이(WiFi) 공유기, 셋톱박스, IoT 기기 등 총 78종의 단말기가 실제 가정과 동일한 환경에서 작동하도록 구현됐다. 시험실 관계자는 "새롭게 개발 중인 기기는 출시 전 반드시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받아야 한다"고 했다. 시험실에서는 속도, 통신거리, 다양한 IoT 기기와 연동, 성능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한다.
지난달 출시된 와이파이7 공유기도 이 시험실을 통해 네트워크 연결성, 데이터 전송 속도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테스트를 통과했다. LG유플러스의 와이파이7 공유기는 국내 최초로 6GHz 대역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제품 출시 전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을 통해 와이파이7 공유기가 기존 와이파이6 공유기 대비 최대 4배 빠른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제품 출시 후에도 홈 무선 환경 시험실의 테스트는 멈추지 않는다. 다양한 스마트 가전과 와이파이 연동, OTT 시청이나 화상회의 등 대용량 트래픽 발생 환경, 사설 공유기 사용에 따른 이중 네트워크 구성 등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테스트가 이어진다. 이를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면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신속한 개선작업에 나서게 된다.
'단말 SW 시나리오 시험실'에선 어떤 테스트가 이뤄질까. 사용자마다 이용방식이 다른 IPTV 셋톱박스의 경우 다양한 환경을 반영한 시나리오 기반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채널 변경·OTT 접속 등 사용 패턴 △전원 재부팅 △펌웨어 업그레이드 △대기 모드 전환 △리모컨 사용 등 7가지 주요 시나리오를 24시간 시뮬레이션한다. 회사 관계자는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속도 저하 등의 문제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성능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고 했다.
'NW 연동 시험실'에서는 'U+tv' 셋톱박스, 와이파이 공유기, 유선 네트워크 장비 등을 활용해 다양한 단말과 네트워크 장비 간 상호 작용을 테스트한다. 예를 들어 NW 장비에 구성된 여러 대의 기기가 동시에 인터넷을 사용할 때 속도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지, 다른 고객에게 간섭 등 영향을 주지 않는지 등을 점검한다.
NW 연동 시험실은 테스트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극한환경을 가정해 운영되는 곳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고객의 NW 환경 대비 부하가 큰 약 1Gbps의 트래픽 환경에서 인터넷(파일 다운로드, 게임, 웹 스트리밍)과 IPTV 서비스를 시험하고 문제를 찾는 방식이다. 이 같은 테스트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기준 약 16만 명의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었던 네트워크 장애 이슈를 사전에 대응, 고객의 불만 발생을 원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전 R&D 센터는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품질 테스트 환경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강 센터장은 "고객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진정한 품질 혁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AI 등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 개선에 집중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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