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본부장, 박성재 복귀 직후 사표…“윤석열 출국금지 공개 질책”
배상업 본부장은 연락 안 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치한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배 본부장은 지난 10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받고 복귀한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박 장관은 지난 11일 배 본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그간 피의자 출국금지를 비공개해왔는데, 왜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사실을 공개했느냐’는 취지로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본부장은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9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신청을 받고 윤 당시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다. 현직 대통령이 출국금지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배 본부장은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출국금지했다. 한 5분, 10분 전에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해 현재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맞는다”며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은 질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장관이 지난해 12월12일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되기 전에도 배 본부장에게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공개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박 장관이 윤 전 대통령 출국금지 자체를 문제 삼은 건 아니라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배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라며 “(이전부터) 사직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배 본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배 본부장은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법무부 출입국 기획과장, 인천출입국·외국인청장, 출입국정책단장 등을 거쳤다. 박 장관 때인 지난해 8월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임명됐다. 내부 승진으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임명된 역대 두번째 사례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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