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일 만에 건물이 뚝딱…'모듈러 주택' 속도 내는 LH, 국내 최고층 도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의왕초평 첨단지식산업센터에 국내 최고층(22층) 모듈러 주택을 추진한다. 지난해 세종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주택 단지를 건설, 공급한 데 이어 고층화 실현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16일 LH에 따르면 그동안 모듈러주택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준비해 온 LH는 지난해 말 세종 6-3 생활권 UR1, 2블록 모듈러주택 건설을 완료하고 지난 3월부터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주택은 7층 높이 416가구로,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한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군산 공장에서 세종 현장까지 트레일러로 운반된 모듈러는 600톤(t) 크레인으로 양중 및 설치하는 데 평균 30분이 걸려 하루 12~15개의 모듈러가 설치됐다. 현장 공정에 드는 기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지난해 6월 시작된 모듈러 적층은 불과 97일 만에 완료됐다.
모듈러주택은 외벽체, 창호, 배관 등 건설자재와 부품을 공장에서 박스 형태로 사전 제작해 현장에 들여와 설치하는 탈현장 건설공법(OSC)이다. 창호, 가구 등이 포함된 개별 주거 공간이 통째로 박스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된다. 골조, 가구, 설비, 전기 배선 등 주택의 70%가량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옮겨와 현장에서 설치·결합만 하는 방법으로 공정이 진행돼 기존 철근콘크리트 공법 대비 약 30%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 자동화된 공장 기계설비로 모듈러를 제작하기에 현장 필요 인력이 줄고 기능공의 기술력, 시공 노하우에 따라 들쭉날쭉하던 시공 품질도 일정해진다.
세종 UR1, 2블록은 착공부터 준공까지 민간 모듈러사업 전문가(MP)가 현장 기술 지원 및 사업모니터링을 맡았다. 이번 사업모니터링을 바탕으로 모듈러주택 시공 과정을 담은 백서 및 업무매뉴얼도 발간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는 향후 추진 예정인 초고층·대규모 모듈러 주택 건설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품질을 개선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LH는 세종 5-1생활권(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L5블록에 12층 450호 규모의 모듈러주택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L5 블록은 공동주택 최초 스마트 턴키 방식으로 모듈러주택을 발주해 작년 말 착공에 들어갔다. 스마트 턴키 방식은 설계, 모듈러 제작,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수주업체가 책임지고 관리해 단계별 협업을 통한 정합성이 높아지고 주택 품질과 완성도가 같이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해당 현장은 자체 개발한 모듈러주택 전용 평면을 적용하고 층간소음 차단 성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L5 블록은 30년마다 재건축 논의가 나오는 일반 아파트와는 달리 배관 등 주기별 부품만 교체하면 100년까지 사용 가능한 장수명 주택으로 건설된다. 건설이 완료되는 2027년에는 충청권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선수촌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LH는 의왕초평 A4BL(381세대)에 국내 최고층(22층) 모듈러 주택도 추진한다. LH는 모듈러 고층화 실현을 위해 구조 안정성·소음저감·내화 성능 분야에서 민간기업·연구진과 기술개발 협력을 지속해 왔다. 해당 주택은 초고층 모듈러 기술 상용화 및 주거성능 향상의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지난 12월 착공한 의왕초평 A4 블록은 그간 모듈러 공법 연구개발과 실증사업 노하우가 집약된 기술혁신의 전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 검증을 위해 군산 모듈러 공장에 모듈 유닛 12개를 이어 붙인 2층 규모 PC 모듈러 목업(Mock-up) 주택도 만들었다. 이 목업 주택은 모듈 간 접합부 구조안전성 관련 대한건축학회 인증을 완료하여 내진성능을 확보했다.
현재 바닥충격음, 세대 간 차음, 방수, 기밀, 단열 등 성능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1차 목업주택의 바닥충격음 시험 결과 경량 충격음은 1등급, 중량 충격음 2등급을 달성했으며 세대 간 벽체차음 성능시험에서도 1등급을 획득했다.
LH는 지난해 3월 '2030 LH OSC 주택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공사기간 50% 단축, 기존 공법 수준의 공사비 확보 등을 목표로 모듈러주택을 추진하고 있다. 의왕초평 A4 블록의 경우 기존 RC공법 대비 준공 시점이 4개월가량 앞당겨져 실제 공기단축 효과는 15% 수준이다. LH는 향후 기술개발, 모듈러 시장 확산에 따라 공기 단축, 공사비 절감에서 실질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은 "탈현장 공법' 확산을 위해 올해도 기술개발과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설계를 표준화하고 민간 신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대를 제공하는 등 스마트 건설생태계 기반을 조성해 더 나은 공공주택을 국민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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