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고양이만 해요"…쓰레기 1만7000t에 파묻힌 英도시, 뭔일
영국에서 수도 런던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제2도시 버밍엄에서 쓰레기 수거 노동자의 파업 장기화로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조 유나이트 소속 버밍엄시 쓰레기 수거 담당 노동자들은 지난달 11일 시의회의 감원과 임금 삭감 계획에 항의해 파업을 시작했다.
노동당이 다수인 버밍엄 시의회는 지난 2023년 임금 차별에 대한 법적 보상 등으로 사실상 파산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2년간 3억파운드(약 5624억원)의 예산 삭감을 발표하고 법으로 정해진 지방자치단체 필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유나이트는 시의회가 쓰레기·재활용 담당 직책을 폐지하면서 노동자 150여명이 영향받게 되고 연봉도 최대 8000파운드(약 1500만원) 삭감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의회 측은 규모가 그보다 훨씬 작다고 반박하고 있다.
쓰레기 수거가 한 달 넘게 중단되면서 버밍엄 거리에는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만 쓰레기 1만7000t이 수거되지 못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길에 쌓인 쓰레기 봉지에서 구정물이 흘러나오거나 쥐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퍼지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쥐의 크기가 고양이만큼 커지고 개체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례적인 봄 기온 상승에 냄새가 더 심해져 토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중보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자 결국 그동안 지역 문제라며 선을 긋던 영국 중앙정부의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 겸 주택지역사회부 장관은 버밍엄을 찾아 노조 설득에 나섰다.
또 군 병력을 보내 대응을 돕도록 했다. 정부 대변인은 쓰레기 수거에 병력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군 행정 기획 담당자들이 단기적인 물류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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