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장원영 덕 MZ 불교 열풍‥“나도 럭키비키 할래” [스타와치]

이해정 2025. 4. 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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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장원영, 제니/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한 달에도 수십 팀이 쏟아지는 아이돌 세계는 말 그대로 소리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음악방송에 오르는 건 하늘에 별 따기, 그 중에서도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아이돌은 극소수다. 과거에는 예쁘고 잘생기기만 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젠 외모와 실력은 물론, 성숙한 인성까지 갖춰야 까다로운 대중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 친절한 팬 사랑, 성숙한 매너를 보여주는 아이돌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사랑을 받기 마련. 그 중에서도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 멤버인 그룹 아이브 장원영, 블랙핑크 제니가 불교라는 공통점으로 묶이면서 MZ 사이에서도 불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아이브 장원영은 지난 1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류노스케의 '초역 부처의 말'이라는 도서를 언급했다가 서점가에 장원영 파워를 불러 일으켰다. 장원영이 해당 도서를 언급한 이후 발매 돌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한 것인데, 지난해 5월 출간된 이 책은 장원영이 언급한 뒤로 판매 상승 곡선을 그리더니 방송이 나간 후 전주 대비 판매량이 76배 상승했다. 성별 구매 비중을 보면 여성이 65.7%로 남성(34.3%)을 크게 웃돌았고, 연령별로는 30대(37.7%)의 비율이 높았다. 장원영의 영어 이름과 '럭키'(lucky, 운이 좋은)를 합친 합성어인 '럭키비키'가 하나의 '밈'(유행어)이자 합성어가 될 정도로 장원영의 긍정적 사고법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장원영을 좋아하는 MZ 세대가 단순히 아이브의 음악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그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양식 자체를 받아들이려는 것을 알 수 있다.

블랙핑크 제니의 첫 솔로 앨범 '루비(Ruby)'에 실린 곡 '젠(ZEN)'은 불교의 수행법인 '선'을 의미한다. 제니는 앞서 개인 소셜미디어에 명상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이를 두고 BTN불교TV '한국학 에세이'의 진행자이자 조계종 교육아사리인 문광스님은 '젠'이 "선수행으로 얻은 깨달음의 세계를 담았다"고 평가하며 뮤직비디오 초반부 회색으로 표현된 제니가 연꽃에서 피어나며 여러 색으로 표현되는 모습은 "모든 번뇌를 끊은 상태"라는 풀이도 덧붙였다. 스님은 불교가 종교를 넘어 예술로 표현되면서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은 물론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된 것을 호평하며 "케이팝 가사에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참선 보급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이러한 기대는 곧 현실에도 반영되고 있다. 불교 도서 판매는 작년부터 급격히 상승세를 타면서 2023년 한 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5% 늘었다. 2022년 1.4% 감소, 2021년 7.8% 증가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대의 불교 도서 구매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대 구매 비중은 2023년 8.4%에서 작년 9.7%, 올해는 17.4%로 크게 늘었다. 판매 인기 도서로는 장원영이 꼽은 '초역 부처의 말' 이외에도 '싯다르타', '석가모니 인생수업', '법륜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 등이 있다.

불교 인구 역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의 15.5%에 비해 지난해 말 19%로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신대승네트워크가 지난해 10월 25일~28일까지 실시한 '한국 종교와 불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조사' 결과) 특히 18~29세에서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2024년 11월 22일~25일 진행한 '2024년 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종교 호감도 조사 결과)에 불교(21%), 개신교(11%), 가톨릭(6%) 등으로 나타나 청소년, 청년 불교 인구의 청신호를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4년 불교박람회에서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반드시 제니, 장원영 등 인기 연예인의 언급만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으나 젊은 세대에서 거부감 없이 불교를 경험하게 된 것이 진입 문턱을 낮추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게 종교계의 공통된 평가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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