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도 투쟁 나서라” “작년 같은 휴진 어려워”…의협 세대갈등

채혜선 2025. 4. 14. 00: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 의사들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의료계 내 강경파로 꼽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이 13일 이러한 질문을 ‘선배’ 의사들에게 던졌다. 이날 서울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다. 이들이 휴진 등 적극적인 투쟁을 요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뒤 대화에 시동을 건 의협 내의 세대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의협은 대회 3부 행사로 향후 대응 방안을 위한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 의협은 1·2부에서 “정부는 하루빨리 의료 정상화를 위해 논의의 장을 마련하라”(김택우 의협 회장)며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3부에 참여한 박단·이선우 위원장은 “투쟁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의대생을 대표하는 이들이 의협 대표자 회의에 함께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두고 “(집회에) 개원의·교수가 없다면 학생들은 결국엔 ‘우리가 계속해서 이렇게 투쟁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의대생 복귀를 강조하는 선배들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학교로 돌아가라’고 하지만 학생들이 나와 있어 협상력이 생긴 것”이라며 “그렇다면 (선배들은) 그에 대응되는 것에 대해 어떤 것을 해줄 것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던 선배 의사들은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한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지난해처럼 사직서를 내거나 진료 휴진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다. 한 지역의사회장도 “대선을 기점으로 의대생·전공의가 더 유연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