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 속에서 살아 돌아온 고양이…임신한 몸으로 구조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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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임신한 몸으로 전신 화상을 입고 가까스로 구조된 고양이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일 동물자유연대, 24시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고양이 '달기'는 대형 산불 피해를 당한 경북 청송의 대표 관광지 달기 약수터 인근에서 지난 4일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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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부분 전신 화상…상태 더욱 심각해"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경북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임신한 몸으로 전신 화상을 입고 가까스로 구조된 고양이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일 동물자유연대, 24시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고양이 '달기'는 대형 산불 피해를 당한 경북 청송의 대표 관광지 달기 약수터 인근에서 지난 4일 구조됐다.
산불이 휩쓸고 간 달기 약수터 일대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주변 상가 건물까지 전소돼 온통 잿더미로 변한 상태였다.
화재 발생 직후, 긴급 구호를 위해 경북 현장에 출동한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피해 지역 곳곳을 돌며 구조가 필요한 동물들을 수색했다. 그 과정에서 달기 약수터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한 부부로부터 평소 돌보던 길고양이들을 구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부부는 "피신했던 고양이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부상당한 개체가 많다"라며 가게가 전소된 와중에도 고양이들을 걱정했다.
실제로 현장에 도착한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은 곳곳에서 다친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특히 산불 피해를 본 동물들 가운데 고양이들의 상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인수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고양이들은 외부 위협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더 깊숙한 곳에 숨는 습성이 있어 구조가 더 어렵고 피해도 심각하다"며 "이번 산불 현장에서 구조한 동물 중 고양이들의 부상이 가장 심각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수색을 이어가던 중 마지막으로 발견된 고양이가 바로 '달기'다. 발견 당시 달기는 얼굴과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 채 바들바들 떨며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달기는 고통 때문인지, 경계가 매우 심했다. 먼저 포획틀로 구조를 시도했으나 먹이에 반응조차 없었다. 그러곤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모든 게 다 타버린 곳에서 믿을 곳은 평소 밥을 챙겨주던 곳이라 생각했던 걸까. 이틀 뒤 달기는 비틀거리며 가게 근처에 다시 나타났다. 당시 안동에서 구호 작업을 벌이던 활동가들은 부부의 연락을 받자마자 곧바로 달려갔다.
다행히 탈진한 달기는 저항 없이 구조됐고, 서울 성동구 24시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로 옮겨졌다. 달기는 그렇게 전신 화상을 입고 일주일을 넘게 떠돌다 구조됐다.
달기를 진료한 김효진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달기는 특히 머리와 얼굴 부위, 발바닥의 손상이 심하고 호흡기 이상 증상도 보였다"며 "초음파 검사 결과, 총 4마리의 새끼를 임신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달기를 직접 구조한 최 활동가는 "한창 번식 철이라 구조한 고양이 중 임신한 개체가 꽤 있다"라며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살기 위해 몸부림쳤을 달기가 무사히 회복해 새끼들도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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