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쏘 첫 출시 이후 7년 만에 재탄생한 수소전기차 5분 내외 충전에 700㎞ 이상 주행하는 기술 혁신 5월 사전 계약 실시, 이르면 6월 께 고객인도 시작 "미래세대를 위한 수소 에너지 전환" 가속화 기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수소에 힘을 쏟는 것은 우리 세대가 아니라 후대를 위한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CES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밝힌 수소 사업 추진 이유다. 정 회장의 ‘수소 에너지 개발 뚝심’은 수소전기차(FCEV) 브랜드 ‘넥쏘’에 잘 녹아 있다. 현대차는 2018년 처음 선보인 넥쏘를 7년 만에 완전 변경한 ‘디 올 뉴 넥쏘’로 탈바꿈했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처음 공개한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최초 공개한 ‘디 올 뉴 넥쏘’를 내달 중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이르면 6월 고객에게 인도한다. 정확한 인도 시점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이후로, 최대한 빠르게 고객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디 올 뉴 넥쏘’ 정측면부
◇‘수소 혁신’ 5분 충전으로 700㎞ 이상 주행
넥쏘 2세대 모델인 디 올 뉴 넥쏘는 현대차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수소 에너지 비전을 선도하는 브랜드임을 보여준 결과물이다. 특히 동력 성능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에 2개의 인버터를 장착한 ‘2-스테이지 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을 90%까지 끌어올렸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고 모터 출력 150kW를 달성했다.
이는 기존 모델 대비 시스템 효율은 1.3%포인트, 모터 출력은 25% 향상된 수치다. 일상 주행 시에는 하나의 인버터가, 고속 주행 시에는 2개의 인버터가 모두 작동함으로써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모터 출력을 발휘하게 된다. 디 올 뉴 넥쏘는 이 같은 폭 넓은 성능 향상을 기반으로 0㎞/h부터 100㎞/h까지(제로백) 7.8초의 가속 성능을 달성했으며, 단 5분 내외의 짧은 충전시간으로 7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인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운 강인한 이미지를 담아내면서도 수소 전기차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면 주간주행등(DRL)과 리어 콤비램프는 수소를 뜻하는 분자식(H2)이자, ‘수소(Hydrogen)’와 ‘인류(Humanity)’라는 의미를 담은 현대차그룹 수소 비즈니스 브랜드 ‘HTWO’ 심볼을 형상화했다.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범퍼와 조화를 이루며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또 과감한 직선의 라인들로 빚어낸 측면 윤곽은 측후면을 감싸는 아치 구조의 단면과 어우러져 단단하고 견고한 넥쏘의 강인함을 강조한다.
친환경 모델의 대표주자 답게 현대차 최초로 외장 범퍼 및 클래딩에 적용된 폐차 재활용 플라스틱을 비롯해 △바이오 프로세스 가죽 △바이오 폴리우레탄 가죽 △바이오 페인트 △바이오 플라스틱 △재활용 PET 원단 △리넨 원단 등 친환경 소재를 내·외장재 곳곳에 적극 사용했다. 또한 기존 모델 대비 80mm 확장된 리어 오버행을 기반으로 최대 4개의 골프백 수납이 가능한 510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27년간의 수소 기술 집약체 ‘디 올 뉴 넥쏘’
‘디 올 뉴 넥쏘’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27년간 수소 기술을 위해 누적해 온 모든 기술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수소 모빌리티가 상용화되지 않은 시점임에도 조 단위 투자를 이어왔다. 1998년 수소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그룹은 2000년 싼타페의 연료전지 버전 시모델 개발을 시작으로 2004년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의 독자개발에 성공하며 차곡차곡 수소에너지 발전 기반을 다져왔다. 2013년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퓨얼셀’ 수소전기차를 공개했으며, 2018년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처음 출시했다.
정 회장 역시 선대 회장들처럼 ‘인류와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 가야 한다’는 경영 철학 아래 특히 수소 에너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21년 정 회장은 204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소에너지의 대중화를 이루고, 수소 사회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수소비전 2040’을 발표했다. 2024 CES에선 기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한다고 선언했다. HTWO는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단위 솔루션을 조합해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후 지난해 2월엔 수소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속도감 있게 수소 사업을 이끌기 위해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 일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올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업 목적에 아예 ‘수소’를 추가하며 수소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한 의지를 공고히 하기도 했다. 울산 공장에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2028년 양산 계획 중인 차세대 공장에서는 넥쏘를 비롯해 일렉시티 수소버스, 수소트럭 등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를 통해 주춤한 수소차 시장을 끌어 올린단 계획이다. 1세대 넥쏘는 2022년 1만527대로 1만대 판매고를 돌파했지만, 시장 침체에 최근 2년 간은 판매가 부진했다. 그러나 ‘디 올 뉴 넥쏘’의 출시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시장 저변을 넓히고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