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서 진통제 맞고 경기 출전, 이게 캡틴 책임감인가…김연경 우승 꿈 막는 악역도 괜찮다 "어쩌면 주인공은 우리"

이정원 기자 2025. 4. 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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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염혜선./KOVO
정관장 염혜선./KOVO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어쩌면 주인공이 우리일 수도 있다."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세터 염혜선은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을 뛰고 있다.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2차전을 뛰지 못할 정도로 무릎이 아프다. 3차전에서도 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캡틴의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염혜선은 4차전(6일) 전날인 5일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나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예리한 서브에이스와 함께 안정적인 토스로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정관장은 이제 마지막 5차전에서 운명의 한판을 가진다. 인천 원정에서 1, 2차전을 내줄 때만 하더라도 대전에서 시리즈를 내주는 줄 알았지만 정관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4차전이 끝난 후 만났던 염혜선은 "대전에서 축포를 안 터트려서 기분이 좋다. 다시 동등한 기회가 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라며 "상대 분석 영상을 보는데 메가와 부키리치는 주 공격수니까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 쫓아가더라. 한 번씩 (박)은진이와 (정)호영이에게 올렸는데 잘 해줬다. 중요할 때 득점을 올려줘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정관장은 1, 2차전을 내준 후 대전 홈 팬들에게 한 번이라도 승리를 가져다주겠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그들은 해냈다. 3차전에서 2011-2022시즌에 진행됐던 2012년 4월 8일 현대건설과 챔프전 5차전 이후 4744일 만에 챔프전 승리를 가져온 데 이어, 4차전까지 이겼다. 부상 병동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정관장 염혜선./KOVO

염혜선은 "선수들 모두 암묵적으로 '대전에서는 축포는 터트리지 말자. 올 시즌 마지막일 수 있으니까 져도 후회 없이 하자'라고 했다. 선수들 모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보였다. 그래서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김연경의 은퇴 시즌, 2008-2009시즌 이후 16년 만에 V-리그 우승과 함께 코트를 떠나고픈 김연경만큼이나 정관장 선수들도 간절하다. 표승주는 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으며, 염혜선은 2015-2016시즌 현대건설에서 뛸 때가 마지막이다.

염혜선은 "어쩌면 주인공이 우리일 수도 있다.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악역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라고 웃었다.

이어 염혜선은 "4차전 경기 전날에 진통제를 맞아서 그런가, 덜 아팠다"라며 "너무 오래전에 우승을 했다. 그 맛을 느껴보고 싶다. 지금 멤버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너무 좋은 멤버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누구 하나 간절하지 않은 선수가 없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관장 염혜선./KOVO
정관장 염혜선./KOVO

정관장과 흥국생명은 8일 오후 7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운명의 5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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