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전 제주에 계엄이...'제주 4.3' 숨은 피해자의 '목소리들'
강나현 기자 2025. 4. 3. 19:01
'제주 4.3' 여성 첫 조명한 다큐 '목소리들'
'빨갱이 소탕' 명목의 국가 주도 대학살
침묵 속 드러나지 못한 여성 피해자들
"폐허된 공동체 살린 역사의 주역"
"내란 반복 막으려면 4.3 제대로 알아야"
오늘(3일)은 '제주 4.3 사건' 77주년입니다. '빨갱이'를 소탕하겠다며 7년 넘게 국가가 휘두른 잔혹한 폭력으로 제주에서 약 3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동안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피해자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목소리들'이 오늘 전국 132개 극장에서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내란 수괴'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2025년의 대한민국이 이 비극을 더욱 뼈아프게 새겨야 하는 이유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기사내용]
(나 어릴 적) 어머니는 아 아픈 어머니. 겁나서 혼이 나가버린 것 같아.
이승만 정부가 제주에 계엄을 내린 직후인 1948년 12월.
열네 살 김은순 씨의 남은 삶은 시들어버렸습니다.
언니와 함께 파출소에 끌려갔다 혼자 돌아온 날부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그날의 일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김은순/91세 (당시 14세)]
나보고 말 걸지 마라.
조용히 곁에서 반 년을 기다린 감독이 처음 카메라를 내밀자 평생 혼자 품었던 고통이 '70년 침묵'을 깨고 새어 나옵니다.
[김은순/91세 (당시 14세)]
우리 언니도 죽지 않을 건데…죽지 않을 건데. 아이고. 데려가 죽여버렸어. 남자들 보면 너무 무서워. 나는 약을 안 먹으면 살지를 못해.
해방 뒤, 정부가 '빨갱이'를 없애야 한다며 육지에서 군대와 경찰을 들여 7년 7개월(1947~1954년) 동안 약 3만 명을 학살한 '제주 4.3 사건'
[홍순공 /94세 (당시 17세)]
낮에는 순경이 와서 빨갱이 말 듣지 말라고 잡아놓고 잡도리하고. 큰 목소리로 "우리 빨갱이 말 듣지 말자 빨갱이 말 들으면 안 된다" 하면서 막 때려. 목을 팍팍 찌르는 거라. 세 군데 맞아서 죽었어. 우리 할머니. (나는 칼을) 일곱 군데 맞고 살았어.
[김용열/84세 (당시 7세)]
(8개월 임신부를) 소가 밭 갈 때 쓰는 튼튼한 배 있어. 그걸로 묶어서 팽나무에 확 던지니까 줄이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니까.
희생자 열에 여덟은 남성이다 보니 여성이 겪은 참혹한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고 위령비에 이름조차 제대로 새겨지지 못했습니다.
입 여는 게 곧 죽음이 되던 시절, 침묵에 갇힌 고통은 온몸에 새겨졌습니다.
[고정자/93세 (당시 16세)]
우리는 숨을 못 쉬고 살았지.
[김용열/84세 (당시 7세)]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죽은 척하며 살아야 된다.
남성이 거의 사라진 마을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남은 가족을 돌보는 일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성의 몫이었습니다.
[지혜원/다큐 '목소리들' 감독]
그 여성들이 힘들게 버텨온 시간들, 그 시간들까지 다 우리가 알고 그걸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유하고 그래야 4.3에 대한 온전한 치유가 가능한거 아닌가.
[김옥영/다큐 '목소리들' 프로듀서]
단지 그런 피해를 당했다 라는것이 아니라 그 피해를 뚫고 일어났다라는 거에요. 제주도 역사의 어떤 한 부분은 그 여성들이 만들어 낸거라고 생각해요.
해방 뒤 국가가 휘둘러 온 가장 잔혹한 무기인 '레드 콤플렉스'.
이번 내란 사태를 틈타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 집단이 '빨갱이'를 외치며 혐오와 증오를 발산하고 있는 겁니다.
77년이 지난 바로 지금이 '4.3 사건'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김옥영/다큐 '목소리들' 프로듀서]
맹목적인 믿음이 레드 콤플렉스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국가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학살에 대해서 제대로 알 때만 국가가 그런 학살을 다시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겁니다.
관객이 직접 상영할 극장을 모은 이번 다큐는 오늘(3일) 전국 극장 총 132곳에서 공개되는 '기적' 도 일궜습니다.
'빨갱이 소탕' 명목의 국가 주도 대학살
침묵 속 드러나지 못한 여성 피해자들
"폐허된 공동체 살린 역사의 주역"
"내란 반복 막으려면 4.3 제대로 알아야"
오늘(3일)은 '제주 4.3 사건' 77주년입니다. '빨갱이'를 소탕하겠다며 7년 넘게 국가가 휘두른 잔혹한 폭력으로 제주에서 약 3만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동안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 피해자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목소리들'이 오늘 전국 132개 극장에서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내란 수괴'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2025년의 대한민국이 이 비극을 더욱 뼈아프게 새겨야 하는 이유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기사내용]
(나 어릴 적) 어머니는 아 아픈 어머니. 겁나서 혼이 나가버린 것 같아.
이승만 정부가 제주에 계엄을 내린 직후인 1948년 12월.
열네 살 김은순 씨의 남은 삶은 시들어버렸습니다.
언니와 함께 파출소에 끌려갔다 혼자 돌아온 날부터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그날의 일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김은순/91세 (당시 14세)]
나보고 말 걸지 마라.
조용히 곁에서 반 년을 기다린 감독이 처음 카메라를 내밀자 평생 혼자 품었던 고통이 '70년 침묵'을 깨고 새어 나옵니다.
[김은순/91세 (당시 14세)]
우리 언니도 죽지 않을 건데…죽지 않을 건데. 아이고. 데려가 죽여버렸어. 남자들 보면 너무 무서워. 나는 약을 안 먹으면 살지를 못해.
해방 뒤, 정부가 '빨갱이'를 없애야 한다며 육지에서 군대와 경찰을 들여 7년 7개월(1947~1954년) 동안 약 3만 명을 학살한 '제주 4.3 사건'
[홍순공 /94세 (당시 17세)]
낮에는 순경이 와서 빨갱이 말 듣지 말라고 잡아놓고 잡도리하고. 큰 목소리로 "우리 빨갱이 말 듣지 말자 빨갱이 말 들으면 안 된다" 하면서 막 때려. 목을 팍팍 찌르는 거라. 세 군데 맞아서 죽었어. 우리 할머니. (나는 칼을) 일곱 군데 맞고 살았어.
[김용열/84세 (당시 7세)]
(8개월 임신부를) 소가 밭 갈 때 쓰는 튼튼한 배 있어. 그걸로 묶어서 팽나무에 확 던지니까 줄이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니까.
희생자 열에 여덟은 남성이다 보니 여성이 겪은 참혹한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고 위령비에 이름조차 제대로 새겨지지 못했습니다.
입 여는 게 곧 죽음이 되던 시절, 침묵에 갇힌 고통은 온몸에 새겨졌습니다.
[고정자/93세 (당시 16세)]
우리는 숨을 못 쉬고 살았지.
[김용열/84세 (당시 7세)]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죽은 척하며 살아야 된다.
남성이 거의 사라진 마을에서 강제 노역을 하고, 남은 가족을 돌보는 일도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성의 몫이었습니다.
[지혜원/다큐 '목소리들' 감독]
그 여성들이 힘들게 버텨온 시간들, 그 시간들까지 다 우리가 알고 그걸 제대로 알고 제대로 치유하고 그래야 4.3에 대한 온전한 치유가 가능한거 아닌가.
[김옥영/다큐 '목소리들' 프로듀서]
단지 그런 피해를 당했다 라는것이 아니라 그 피해를 뚫고 일어났다라는 거에요. 제주도 역사의 어떤 한 부분은 그 여성들이 만들어 낸거라고 생각해요.
해방 뒤 국가가 휘둘러 온 가장 잔혹한 무기인 '레드 콤플렉스'.
이번 내란 사태를 틈타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 집단이 '빨갱이'를 외치며 혐오와 증오를 발산하고 있는 겁니다.
77년이 지난 바로 지금이 '4.3 사건'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김옥영/다큐 '목소리들' 프로듀서]
맹목적인 믿음이 레드 콤플렉스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국가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학살에 대해서 제대로 알 때만 국가가 그런 학살을 다시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겁니다.
관객이 직접 상영할 극장을 모은 이번 다큐는 오늘(3일) 전국 극장 총 132곳에서 공개되는 '기적' 도 일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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