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식, 불닭볶음면이 다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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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국외 유명 토크쇼에서 '바나나킥'을 소개하자, 제조회사인 농심의 시가총액이 몇천억원 껑충 올랐다.
"진짜 한식은 같이 밥을 먹는 사람 사이의 문화예요. 저는 그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는 회사 이름부터 '한씩'이라 지었다.
'한식'을 번역 없이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고유명사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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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국외 유명 토크쇼에서 ‘바나나킥'을 소개하자, 제조회사인 농심의 시가총액이 몇천억원 껑충 올랐다. 불닭볶음면은 ‘챌린지' 콘텐츠로 전세계를 휩쓸었고, 떡볶이와 김치는 더는 Spicy Rice Cake(매운 쌀 케이크)나 Korean Fermented Cabbage(한국식 발효 배추)라고 설명할 필요 없는 글로벌 인기 아이템이 됐다.
하지만 여기서 한식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씩’(Hanseek)의 오예은 대표는 그 흐름에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 “진짜 한식은 같이 밥을 먹는 사람 사이의 문화예요. 저는 그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는 회사 이름부터 ‘한씩'이라 지었다. ‘한식'을 번역 없이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고유명사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한식은 ‘어떻게 먹는가’까지가 문화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있었나요?
“이탈리아 사람들이 피자에 케첩 뿌려 먹으면 화내는 영상들이 있는데요.(웃음) 저도 그런 마음이 있어요. 한국 음식도 흥미 위주로 소비되고 사라지기보다는, ‘왜 이렇게 먹는가'를 알고, 그렇게 함께 먹는 데서 오는 즐거움까지 전해졌으면 해요.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단순한 식사가 아니에요. 한국에서는 음식을 어떻게 주문하는지, 숟가락을 어떻게 놓는지, 누구 물을 먼저 따르는지까지도 다 문화예요. 그래서 저는 그런 걸 알려주는 모임을 직접 운영했어요. 처음에는 교환학생들을 돕는 봉사에서 출발했지만, 나중에는 일종의 ‘도슨트’(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안내인) 형식으로 발전시켰죠. 총 30회 정도 모임을 열었고, 누적 500명 이상의 외국인이 다녀갔어요.”
―이런 음식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하다보니, 독특한 콘텐츠도 만들게 되셨다고요?
“네. 한씩에서 하는 모든 문화 설명을 2025년 1월부터 유튜브에도 기록하고 있어요. 실제 오프라인 세션에서 했던 이야기나, 한식당에 처음 가는 외국인이 당황할 만한 포인트들을 영상으로 풀고 있어요. 단순한 설명보다 스토리가 있으면 기억에 오래 남잖아요.
한번은 삼계탕을 먹으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왜 삼계탕은 더운 여름에 먹을까?’ 대부분 의아해했죠. 그래서 ‘기력 보충' 이야기를 꺼냈고, ‘그럼 너희 나라는 힘들 때 어떤 음식을 먹어?’라고 물었죠. 친구들이 다 자기 나라 이야기를 꺼내요. 그 순간 삼계탕은 단순히 ‘닭 국물'이 아니라, 문화적 대화의 장이 되는 거예요.”
―세심한 오프라인 모임이 인상 깊은데,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한식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심도 커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오프라인 경험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 중이에요. 플랫폼을 통해 맞춤형 현지 한식 레스토랑을 추천하고, 음식에 얽힌 문화를 카드뉴스나 리뷰로도 소개하는 식이에요. 저 같은 도슨트가 없더라도, 전세계 누구나 한식을 문화로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매력적인 한국 음식과 식당은 충분히 많은데, 이걸 앱의 형태로 문화와 함께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한식은 그냥 소비하는 음식이 아니라, 나누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메시지를 온전히 전하는 것. 그래서 그는 오늘도 고유명사로서의 ‘한씩'을 꿈꾼다. 음식이 아닌 문화 전체를 전하는 이름으로.
김수진 컬처디렉터
오예은(@yennie_oh)의 플레이리스트
① YennieKorea(예니코리아)https://www.youtube.com/@yenniekorea
제가 운영하는 예니 코리아는 한식을 처음 만나는 외국인 친구들을 위한 안내서 같은 채널이에요. 한식 ‘먹방’은 물론이고, 우리가 왜 이렇게 먹는지 식문화도 함께 나누고 있어요. 댓글로 한국에 관심 많은 외국인과 소통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② 영국남자https://www.youtube.com/@koreanenglishman
너무 재미있게 한국 문화를 전달해주는 채널이에요! 제가 정말 좋아하고 늘 배우는 채널인데요. 외국인들이 한식을 처음 맛보는 순간의 솔직한 반응을 정말 즐겁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③ 코리안 아메리칸 팟캐스트https://www.youtube.com/@koreanamericanpodcast/shorts
한국계 미국인들, 일명 교포의 시선으로 한국인의 정신과 문화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팟캐스트예요. ‘한류는 과연 일시적인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제 답은, ‘오래가기 위해서는 음식에 깃든 문화를 널리 알려야 한다’입니다.
*남플리, 남들의 플레이리스트: 김수진 컬처디렉터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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