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경북주민 막막한 대피소 생활… “언제쯤 집으로 가나”

안창한 2025. 4. 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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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네.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로 주민들의 멈춰버린 일상은 언제 복구될지 기약이 없다.

대피소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북적대는 사람들로 인해 눈조차 제대로 붙일 수 없다"면서 "임시 주택이라도 빨리 가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산불 사태 사망자 수는 31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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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많아 텐트생활 한계 봉착
다른 대피소·친인척 집 전전하기도
중상 1명 목숨 잃어 사망 31명으로
영덕국민체육센터로 피신한 이재민들이 1평 정도 텐트에서 이웃 주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영덕=안창한 기자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네.”

경북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로 주민들의 멈춰버린 일상은 언제 복구될지 기약이 없다.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은 3200여명이 넘는다.

지난달 25일 밤 갑자기 들이닥친 산불을 피해 영덕군 영덕국민체육센터로 피신한 노물리 거주 박선숙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약부터 찾았다. 박 할머니는 “체육관 바닥에서 지낸 지 열흘쯤 되니 삭신이 쑤시고 아프다”면서 “이제는 파스하고 약(진통제)이 없으면 생활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영덕군에 따르면 2일 현재 이재민 884명이 대피소 18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매일매일 이재민 수 집계도 들쑥날쑥이다. 조금이라도 편할까 싶어 다른 대피소를 전전하거나 친인척 집에서 하루이틀 지내다 다시 대피소로 돌아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재민들은 맨바닥에 친 텐트 안에서 매트와 이불 등을 깔고 잠을 청한다. 대부분 고령자여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화장실과 샤워실 등을 이용하는 것도 어렵다.

체육관 내부는 200명이 넘는 이재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뒤섞여 난민촌을 방불케한다. 매일 소독과 청소를 하고 수많은 공기청정기가 하루종일 돌아가지만 역부족이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근골격계 환자와 감기 환자도 늘고 있다. 대피소에서 만난 한 주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북적대는 사람들로 인해 눈조차 제대로 붙일 수 없다”면서 “임시 주택이라도 빨리 가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시간이 갈수록 이재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지만, 임시주택 마련 등은 하세월이다. 정부는 이재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지만 현장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고, 반영될 기약은 없다.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관리 일일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날 경북 산불로 다쳐 치료받던 중상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산불 사태 사망자 수는 31명으로 증가했다. 중상자는 8명, 경상자는 36명으로 전체 인명피해는 75명이다.

시설물은 주택 4015곳, 농축산시설 1914곳 등 모두 6922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산불 사태로 피해 영향을 받은 산림 규모는 11개 지역·4만8238㏊다. 이재민 1997세대·3307명이 경북·경남 지역 대피소 115곳에 머물고 있다.

영덕=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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