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공격 계획 채팅방 유출…‘시그널 게이트’ 일파만파
[앵커]
미군의 예멘 후티 반군 공격 계획이 언론인이 포함된 SNS, '시그널' 단체 대화방에 노출된 것과 관련해 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군사 기밀 유출이란 지적에 대해 백악관은 군사 기밀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시그널 게이트'로 명명된 이번 사건의 전개 과정과 파장을 월드이슈에서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이 외교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이슈들이 제기되는 상황인가요?
[기자]
네 미국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 18명이 초청돼 대화를 나눈 상업 메신저 시그널에서 군사정보의 유출뿐 아니라 동맹국을 폄하한 발언들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채팅방에서 밴스 부통령이 "나는 유럽을 또 구하는 것이 정말 싫다"고 말했고,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유럽의 무임승차를 정말 혐오한다, 한심하다"고 말해서 유럽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와 별도로 이스라엘도 기밀 유출에 대해 항의했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15일 미군의 후티 반군 공격 당시, 시그널 대화방에서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첫 공격 표적인 미사일 분야 최고 책임자 신원이 확인됐다. 그가 여자친구의 건물에 들어갔는데 그 건물은 이제 붕괴됐다"고 언급했습니다.
누군가 후티 고위 인사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발언입니다.
이스라엘이 항의했다면, 이 시그널 대화가 공개되면서 후티 반군 내 이스라엘의 대인 첩보망이 위태로워진 것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하지만 백악관은 노출된 내용이 '군사 기밀'이 아니라고 했죠.
백악관이 군사 기밀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자칫 이번 사안이 미군과 동맹국에게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초대형 기밀 유출 사건으로 규정되는 것을 막으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 공격 2시간 전에 정확한 공격 시간과 동원할 무기체계까지 명시돼 있는 만큼, 미국 민주당에서는 이번 사건을 간첩법에 저촉되는 행위로 강력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언론인을 채팅방에 초청한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지만, 백악관은 이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면서 일단 해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는데,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개인용 이메일을 업무용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와 당시 공화당과 트럼프 후보 진영으로부터 비난받았었는데, 이번엔 상황이 뒤바뀐 것 같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기자]
네 당시 공화당과 트럼프 후보 진영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보안 의식을 문제 삼았었죠.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았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그때는 이메일로 업무 내용이 유출된 것을 두고 그렇게 공격을 했던 트럼프 측이 이번엔 군사기밀이 상업용 메신저를 통해 상세히 유출됐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나 이런 주장과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선정적으로 몰고 가려는 사기극"이라면서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앵커]
백악관에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을 공격하는 것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전형적인 방식이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국가 안보 문제까지 얽힌 이번 사안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으로, 군사작전의 성패는 물론 관련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것인 만큼, 보도를 한 골드버그 디 애틀랜틱 편집장 역시 이 사안의 파장을 감안해 언론인으로서 고민하고 또 신중하게 접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왈츠 보좌관이 골드버그 편집장을 시그널 대화방에 초청한 게 지난 11일이고, 후티 반군을 실제 공격한 것은 15일입니다.
이 대화방에서의 본격적인 대화는 공격 2시간 전에 있었죠.
골드버그 편집장이 관련 보도를 한 것은 이로부터 9일이 지난 24일이었습니다.
골드버그는 처음에는 자신이 실제로 미 고위 인사들의 채팅방에 초대된 것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이 상황이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고 봤던 것이죠.
그러나 9일 동안 그는 내용의 정확성과 윤리적 고려 등을 종합적으로 다시 검토한 뒤에 정부에 사실 확인도 요청했다면서 기사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제프리 골드버그/'디 애틀랜틱' 편집장 : "어느 순간 저는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해 결정토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이프웨이(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제 차에 앉아 제가 받은 휴대전화 메시지들을 읽어보세요. 공격이 시작되기 2시간 전에 말이죠. 그리고 과연 이게 좋은 보안 운영 시스템으로 보이는지 말씀해 주세요."]
골드버그는 그러면서 공익적 사안이면 반드시 보도해야 하고 언론이 이를 덮는 건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 최고위 안보 당국자들의 보안 시스템 허점 노출과 별개로 이번 사건의 파장이 과연 어디까지일지, 또 언론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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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철영 기자 (cyku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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