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챔프전 이끈 고희진 감독 “박혜민 덕분에 승리했다, 우리 선수들에 감동 받았어”[현장인터뷰]

[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 기자]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이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고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1(26-24 12-25 25-19 25-20) 승리했다.

플레이오프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점한 정관장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흥국생명과 왕좌를 놓고 격돌하게 됐다. 정관장은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나선다.

경기 후 고 감독은 “많은 팬의 응원 덕분에 승리했다. 비시즌에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힘든 과정을 견뎠기 때문에 13년 만에 챔프전에 가는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정관장은 2세트 리베로 노란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위기에 놓였다. 대신 들어간 최효서가 크게 흔들렸다. 결국 고 감독은 최효서를 빼고 박혜민을 리베로로 긴급 투입했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엔트리 내 리베로 2명이 모두 뛸 수 없으면 새로운 선수를 재지명할 수 있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원래 리베로 2명을 포기하고 박혜민으로 경기를 끝까지 끌고 가겠다고 판단했는데 결과적으로 적중한 셈이다.

고 감독은 “효서에게 미안하지만 부담을 너무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 얼굴을 보니 돌아오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감독은 결정을 해야 한다. 효서를 위한 팀이 아니다. 나는 팀을 이끌어야 한다. 효서가 못했다는 게 아니다. 오늘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라면서 “박혜민은 항상 엔돌핀 같은 선수다. 에너지가 넘친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리시브, 수비 감각이 있는 선수다. 오늘 정말 잘해줬기 때문에 이긴 것이다.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감독은 “눈물이 없는 사람인데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며 감동 받았다. 투혼을 불사르더라. 솔직히 몸 상태가 다 정상이 아니다. 한국 여자 배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정관장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왕좌에 도전한다. 고 감독은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이 흘린 땀을 믿고 멋지게 한 번 붙어보겠다”라며 “13년 만인데 명승부를 펼쳐 보겠다. 정관장 팬이 많이 오실 텐데 기쁨을 드리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