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투혼·일침, 4연패 한화 깨웠다' 新 구장 공식 개막전, KIA에 짜릿한 역전승
'독수리 군단' 에이스의 투혼과 강렬한 메시지가 팀을 일깨웠다. 지긋지긋한 타선 침묵에 시달렸던 한화가 역사적인 새 구장 공식 개막전에서 4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7 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2일 kt와 수원 원정 개막전 승리 이후 이어온 4연패를 끊었다.
특히 이날은 신축 구장의 역사적인 공식 개장 경기였다. 한화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를 지난해까지만 홈으로 쓰고 3년 동안 공사비 2074억 원(국비 150억 원, 시비 1438억 원, 한화 486억 원)을 들여 완공한 새 구장에 둥지를 틀었다.
때문에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새 구장이 좋다"면서 "그런 만큼 오늘은 타선이 터져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화 출신 KIA 이범호 감독도 "신축 구장이 메이저 리그(MLB) 경기장처럼 정말 좋다"면서 "(내가 한화에서 뛰던) 예전에 이렇게 지어졌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부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시구는 한화의 영구 결번 전설 송진우, 정민철, 장종훈, 김태균이 맡았다. 류현진, 노시환, 문동주, 채은성이 이들의 시구를 받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신축 구장 공식 개막전에 1만7000석은 매진됐다. 특히 예매를 하지 못한 한화 팬들은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매표소에 나와 현장 판매 티켓을 기다리는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한화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날까지 팀 타율 1할2푼9리 최하위에 처진 한화는 이날 KIA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위력적인 투구에 밀렸다.
네일은 6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5개를 솎아냈다.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내줬지만 점수까지 내주진 않았다. 최고 151km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KIA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한화로선 운도 따르지 않았다. 4회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냈고, 1사에서 채은성도 볼넷으로 1, 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김태연의 잘 맞은 중전 안타성 타구가 KIA의 수비 시프트에 걸려 2루수 병살타로 이어졌다.
한화 1선발 코디 폰세도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워 3회까지 무실점으로 '디펜딩 챔피언' KIA를 막아냈다. 4회 첫 실점도 1사에서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은 폭투를 던져 이어진 1사 3루에서 패트릭 위즈덤의 중견수 뜬공 때문이었다.
특히 폰세는 5회초를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 범퇴로 막아낸 뒤 동료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더그아웃 앞에서 폰세는 한화 선수단에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한화 타선은 그러나 이후에도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다. 5회말 1사에서 최재훈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심우준의 번트 자세 때 2루로 뛰다 횡사했다. 6회말 황영묵은 땅볼을 치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지만 풀리지 않았다.
이후 폰세는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7회초 무사에서 위즈덤에게 초구 시속 153km 속구를 던졌는데 좌월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 110m짜리 개장 1호 홈런이었다. 그래도 폰세는 7회까지 105개의 공을 던지며 8탈삼진 7피안타 1볼넷 2실점, 혼신의 투구를 펼쳤다.
에이스의 투혼이 통한 걸까. 한화는 7회말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성공했다. 7회말 2사에서 김태연이 KIA 필승조 우완 전상현을 두들겨 좌월 1점 홈런을 날렸다. 볼 카운트 2-2에서 시속 135km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비거리 115m 아치를 그렸다. 김태연으로서는 앞선 타석 병살타의 아쉬움을 날린 한 방이었다.
김태연의 아치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화는 임종찬이 볼넷을 골라냈고, 대주자 이원석이 도루에 성공하며 KIA를 흔들었다. 대타로 나선 이진영도 볼넷으로 출루했고, 대타 문현빈이 바뀐 좌완 곽도규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만루 기회로 연결했다.
흔들린 곽도규는 황영묵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에 한화는 최인호가 몸에 맞는 공으로 다시 밀어내기에 성공해 3 대 2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어진 만루에서 플로리얼이 해결사로 나섰다. 플로리얼은 바뀐 좌완 이준영으로부터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른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전날 LG와 잠실 원정에서 적시타로 18타수 만에 안타를 신고한 기세를 이었다.
7회만 5득점 빅 이닝을 만든 한화는 5 대 2로 달아나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이후 한화는 필승조 박상원을 투입해 KIA 타선을 봉쇄했다.
8회말 공격 때 한화 팬들은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가를 외치며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한화의 암흑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이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며 '보살'이라는 별칭을 얻은 팬들은 시그니처 구호인 '최·강·한·화'까지 외치며 새 구장 개장 경기 승리의 기운을 만끽했다.
응원에 힘을 얻은 한화 선수들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태연은 1사에서 안타 뒤 멀티 히트 경기를 완성한 뒤 후속 땅볼 때 2루로 진루했다. 이진영의 타구를 KIA 유격수 김규성이 뒤로 빠뜨린 사이 김태연은 홈을 밟았다. 이도윤이 좌중간 3루타로 이진영을 불러들이며 7 대 2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화는 9회초 등판한 이태양이 볼넷과 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를 자초하기도 했다. 그러나 2군으로 내려간 주현상에 이어 새 마무리로 낙점된 김서현이 깔끔하게 범타로 2아웃을 잡아냈다. 김서현은 대타 한준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렸지만 변우혁을 삼진으로 잡아내 경기를 매조졌다.
결국 한화가 7 대 2로 이겨 역사적인 신축 구장 개장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투혼을 불사른 폰세는 승리 투수가 됐고, 김태연은 홈런 포함, 2안타 2득점 1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KIA는 선발 네일의 호투에도 불펜진 난조로 최근 3연패 수렁에 빠졌다.
대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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