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즙 분비 촉진하는 'UDCA', 위암 환자에게 처방되는 이유 ②
평소 술자리가 잦거나 이유 없이 피로가 쉽게 쌓인다면, 간 건강이 걱정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꼽을 수 있다. 이는 간 해독과 간세포 보호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대표적인 간 건강 성분으로 자리 잡았다.
UDCA는 흔히 간 영양제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의료 현장에서 간과 담도 질환 치료에 폭넓게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기도 하다. 1편(간 건강의 핵심은 'UDCA'…담즙산이 뭐길래 ①)에 이어, 이번에는 소화기내과 김범경 교수(세브란스병원)의 도움말을 통해 UDCA의 실제 처방 사례를 살펴본다.
간담도계 질환에 처방되는 UDCA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장 기관인 간의 주요 기능 중 하나는 바로 담즙을 생성하는 것이다. 담즙은 간세포에서 만들어져 담낭에 저장됐다가, 십이지장의 유두부를 통해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때 담즙이 간에서 십이지장까지 이동하는 경로를 '담도'라고 한다. 담도는 간 내부에 위치한 간내담도와 외부로 이어지는 간외담도로 나뉘며, 간외담도는 약 8cm 길이의 가느다란 관이다.
이 나뭇가지처럼 생긴 좁은 관에 문제가 생기면 담즙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다양한 이상이 발생한다. 담즙이 정체되면 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관으로 역류하면서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담도를 따라 담즙이 원활하게 흐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도움을 주는 약물이 바로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다. UDCA는 담즙산의 일종으로, 담즙 분비를 촉진해 담즙 분비 부족에 의한 담도계 질환이나 담석증 등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된다.
UDCA가 처방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PBC)이다. 김범경 교수는 "UDCA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고 말하면서 "이 경우에는 체중에 따라 하루 15~20mg/kg의 고용량으로 처방하며, URSA 200mg 또는 300mg 제형을 하루 세 번까지 투여한다"고 덧붙였다.
콜레스테롤 담석(비석회화 담석) 용해에도 UDCA가 사용된다. 다만 김 교수에 따르면, 이는 담낭 기능이 유지되는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담석이 크거나 석회화된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담석 용해를 목적으로 허가된 제형은 URSA 200mg이며, 상황에 따라 하루 세 번까지 복용하게 된다.
간 기능 개선 목적으로 처방되기도
UDCA는 담즙 분비를 촉진해 간의 해독 및 대사 기능을 활성화하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다양한 간 질환에서 간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도 처방된다. 김범경 교수는 "URSA 자체가 간 손상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지만, 항염증, 항섬유화, 항산화 작용을 통해 간세포의 재생과 회복을 어느 정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에는 URSA 100mg 제형이 사용되며, 상황에 따라 하루 세 번까지 투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간 기능 개선 치료에서는 UDCA 외에 다른 간장용제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예방적 목적으로 처방되는 사례도 많아
UDCA는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적인 용도로도 처방된다. 특히 담석이 형성될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는 사전 예방 차원에서 사용되는 사례가 많다. 김범경 교수는 "급격한 체중 감량, 특히 비만 수술(위우회술, 위소매 절제술, 위밴드 수술 등)을 받은 경우 UDCA가 담석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 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는 일반인보다 담석 발생 위험이 약 5~12배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경우에도 UDCA 복용이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2022년부터는 '한국 위암 진료 가이드라인(KGCA)'에 반영돼 위절제 위암환자의 담석 예방 옵션으로 권고되고 있다.
연구 결과도 그 효과를 뒷받침한다. 위 절제술 후 5년 이상 경과된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PEGASUS-D 연장연구' 결과에서 UDCA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담석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보였다. 이를 통해 위 절제술 후 1년간 UDCA를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장기간에 걸친 담석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미 FDA 승인 받은 'UDCA', 부작용 적은 안전한 성분 입증
UDCA는 이미 국내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질환에 활용되고, 또 많은 연구가 이어져 온 성분이다. 또한, 국내에서 처방되는 간장용제 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성분으로, 그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 있다.
김범경 교수는 "장기간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서 UDCA는 전반적으로 안전한 성분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다만 개인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UDCA의 부작용으로는 설사(Diarrhea), 복통, 속쓰림(Gastrointestinal discomfort, heartburn), 메스꺼움(Nausea), 구토(Vomiting) 등이 대표적이다.
UDCA 복용 여부는 기저 질환과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반드시 의료진의 상담과 처방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 다음 편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UDCA의 코로나19 예방 효과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테니스엘보’ 수술 치료 없이도 회복 가능 - 하이닥
- 평소엔 정상, 병원에선 고혈압?...“정확한 진단으로 관리해야” [인터뷰] - 하이닥
- 충돌증후군, 단순 염증 아닌 움직임의 문제 - 하이닥
- “회사 가기 싫고, 출근하면 짜증만…” 번아웃일까? 우울증일까? - 하이닥
- ‘폭싹 속았수다’ 애순 엄마 숨지게 한 '숨병'의 정체는? - 하이닥
- 봄바람이 따가운 민감성 피부..."무너진 장벽이 원인"④ [봄맞이 피부관리법]
- 온몸이 울긋불긋 '백선', 헬스장 기구로 전염된다고? [팩트진찰대] - 하이닥
- 여자 곤지름 증상,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 - 하이닥
- 뇌 손상부터 만성 질환까지…'이것'으로 회복 능력 깨운다 - 하이닥
- “키 성장은 뼈에서 시작”…비타민 D3·K2, 왜 꼭 챙겨야 할까? - 하이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