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원 메타의 제안도 콧방귀…토종 팹리스의 셈법 [비하인드 칩스]
[편집자주]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즐비한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아직 작은 기업들이지만,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략으로 치열하게 시장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반도체 스타트업들의 흥망성쇠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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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1조2000억원 인수 제안을 거절한 퓨리오사AI에 투자한 한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은 이같이 말했다. 기업가치 1조원이면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할 만큼 실현하기 어려워 '유니콘'이란 별칭까지 붙이는데, 퓨리오사AI는 이 정도도 저평가라는 설명이다.
뭉칫돈을 넣은 투자자만의 허풍이나 바람도 아니다. 인수 거절을 최종 결정한 건 창업자인 백준호 대표다. 1조2000억원의 밸류면 지분 18.4%를 보유한 백준호 대표 개인의 지분 가치는 22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테크 업계의 최정점인 'M7'에 매각했다는 평판도 후광처럼 따라다닐 수 있다.
사실 추론이든 학습이든 가장 잘 하는 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다. 엔비디아가 AI시대의 황제 기업으로 불리는 이유도 그래서다. 문제는 GPU의 높은 가격과 낮은 에너지 효율이다. 엔비디아는 GPU에 마진율을 70% 이상으로 책정해 고가에 판매하고 있고, 전력 효율도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레니게이드는 GPU의 이런 문제를 해결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학습은 잘 못하지만, 추론에서만큼은 GPU와 유사한 성능을 내면서도 4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달성한 것이다. 당연히 GPU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값비싼 GPU와 전기료 때문에 막대한 데이터센터 이용료를 지불하는 AI기업들 입장에선 수요가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NPU의 수요는 크지 않다. AI산업이 대부분 AI모델을 개발하는 데 집중돼 있었기 때문이다. 추론보다 학습이 중요했고, 학습을 못하는 NPU는 매력이 없었다. 국가의 패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AI 시장을 선점하는 데 데이터센터 사용 비용은 큰 문제가 아니기도 했다.
다만 퓨리오사AI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성장한다고 퓨리오사AI가 그 과실을 챙긴다는 보장은 없다. NPU 시장에도 이미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다. 국내만 해도 리벨리온, 하이퍼엑셀 등이 유사한 NPU를 개발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엔 그로크, 하일로 같은 더 큰 경쟁자들이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술 완성도에 대한 질문에도 퓨리오사AI가 답을 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 레니게이드가 아직 대량 공급 계약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레니게이드의 완성도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메타의 인수 제안과 거절 등을 겪으며 의구심은 상당 부분 덜어냈으나, 결국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팹리스 업계에선 경쟁사들조차 퓨리오사AI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퓨리오사AI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야 다양한 인재와 자본이 반도체 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2010년대 들어서 식어버린 국내 팹리스 업계에 퓨리오사AI가 분위기 반전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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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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