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도 끊겨" 주민 분노…급기야 레미콘에 물 잔뜩 싣고
[앵커]
집을 잃은 주민들 중에는 불을 끄려 소화전으로 달려갔지만 아무리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리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물이 부족해지자 댐 수문이 열렸고 급한 마음에 레미콘 차에 시멘트 대신 물을 채워 넣고 뿌리는 주민까지 나왔습니다.
정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생을 모아 마련한 집이었습니다.
지붕도 마음도 내려앉았습니다.
[박경순/경북 영덕군 화수리 : 죽고 싶어요, 정말로. 살고 싶은 맘 자체가 없어요. 지금도 손이 벌벌 떨려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고, 감당이 안 돼요.]
불이 쓸고 간 경북 영덕 미동마을.
주택 55채 중 절반이 탔습니다.
주민들이 더 화가 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지난 25일 밤, 불티가 날아들어 집 한 채에 불이 붙었습니다.
주민들은 불을 꺼 보려 5곳에 설치된 소화전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틀어도 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하수도사업소는 주민들에게 동시에 여러 곳에서 물을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경순/경북 영덕군 화수리 : 저거 뭐 하려고 만들었어요? 돈 없애가며. 집은 이렇게 만들어 놓고…]
산불이 쓸고 간 지역은 넓고, 진화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불을 끌 물도 부족해지자 소방은 수자원 공사에 댐 수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동댐과 성덕댐이 수문을 열고 초당 80t 넘게 물을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산불 진화를 위해 댐 수문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민들도 직접 나섰습니다.
레미콘에서 콘크리트 대신 맑은 물을 담았습니다.
안동하회마을 코앞까지 불이 다가오자 바짝 마른 주변 갈대밭을 적시기로 한 겁니다.
[레미콘 기사 : 불티가 날아오고 하면 어디에서 불이 번질 줄 모르니까…자체적으로 워낙 겁이 나니까, 이 부분 일대에 갖다 물을 쏟아붓는 거예요 지금.]
현재까지 불에 탄 주택이나 시설은 집계된 것만 2600곳이 넘습니다.
[영상취재 이우재 조선옥 / 영상편집 홍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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