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터전 잃고 희망마저 타버렸다”… 이재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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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영정사진 못 챙긴 게 가장 큰 한이 돼요."
마을 주민들과 둘러앉아 한숨을 내쉬던 박대경(82)씨는 "치매가 있는 남편이 자꾸 '집에 가자'고 하는데 '우리 집이 다 탔다'고 이야기를 해도 알아듣지 못해 울화가 치민다"면서 "6·25전쟁 때 맨몸으로 피란 간 거랑 지금이랑 다를 바가 없다"고 푸념했다. 김옥희(88)씨는 "10분만 대피가 늦었어도 목숨을 잃었을 정도로 집 뒷산에 도깨비 불꽃이 여기저기 튀었다"면서 "유일한 재산인 사과밭이 모두 불에 탔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사냐"고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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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사과밭도 잿더미… 앞길 막막”
체육관 대피소에 텐트 ‘다닥다닥’
여름용 홑이불 덮고 새우잠 청해
실내도 연기 번져 마스크 못 벗어
“먼저 떠난 남편 사진 한 장도 없어”
대피 사흘 만에 찾은 마을 전쟁터 방불
“전부 타서 우리집 맞는지도 모르겠다”
“남편 영정사진 못 챙긴 게 가장 큰 한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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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도 숯덩이 27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에서 발생한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 주민이 전소된 집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영양=뉴시스 |


이 마을에 사는 윤학범(78)씨와 부인 김미정(74)씨도 이번 산불로 6년째 운영해 오던 펜션 9채가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윤씨는 “당시 펜션을 신축할 때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13억원이라는 목돈이 들어갔다”며 “펜션 운영을 통해 생계를 이어왔는데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관계 당국의 조속한 대책 수립을 강력히 촉구했다.


멍하니 다 탄 집을 바라보던 주민 김모(50대)씨는 ‘마음에 까만 재’가 내려앉은 것만 같다고 했다. 손때가 묻은 오래된 폴더폰 속 푸릇푸릇한 논밭 사진을 바라보던 김씨는 “대출로 산 트랙터랑 농기계가 모두 타 버려 농사도 못 짓는다. 희망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며 “가장으로 힘을 내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안동·영덕=배소영·이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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