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너 임찬규라며" 15년 차 낭만 투수의 완봉승이 말해주는 것…야구는 구속 순이 아니잖아요 [잠실 현장]

조은혜 기자 2025. 3. 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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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임찬규가 야구부 학생 역할로 직접 출연한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스케치코미디의 한 장면이다.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서 완봉승을 달성한 임찬규는 직구 최고 구속 145km/h를 기록했다.

150km/h는 물론 155km/h도 훌쩍 넘기는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한 요즘 야구에서, 지금 임찬규가 던지는 공은 결코 느린 편은 아니지만 특별히 빠르다고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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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임찬규가 9회초을 앞두고 불펜에서 나와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투수면 무슨 투순데?"
"강속구 투수인데요"
"강속구? 몇 던지는데, 인마"
"162km/h 나오는데요"
"너 임찬규라며"

LG 트윈스 임찬규가 야구부 학생 역할로 직접 출연한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스케치코미디의 한 장면이다. "너 임찬규라며"라는 대사와 '문쌤' 문상훈, 그리고 임찬규의 웃음에서 '임찬규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라는 뜻이 읽힌다.

임찬규는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26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첫 등판에 나서 완봉승을 달성한 임찬규는 직구 최고 구속 145km/h를 기록했다. 150km/h는 물론 155km/h도 훌쩍 넘기는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한 요즘 야구에서, 지금 임찬규가 던지는 공은 결코 느린 편은 아니지만 특별히 빠르다고 할 수도 없다.

빠른 공은 승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능력이다. 강속구 투수가 대세임을 부정할 수도 없는 시대다. 그러나 야구는 단순히 스피드로 줄을 세우는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이날 임찬규의 15년 만의 데뷔 첫 완봉승이 분명하게 증명했다.

아무리 공이 빨라도 제구력이나 뒷받침할 변화구가 부족하고, 타자와의 수싸움을 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임찬규는 그것들을 갖췄다. 철저한 준비와 강인한 정신력은 당연하다. "수비와 방망이의 도움도 있었지만, 내 힘으로 혼자 끝내면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뻐하는 임찬규에게, 공이 빠르지 않아 고민인 투수들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LG 임찬규가 박수를 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갖가지 상태의 팔꿈치와 함께 리그에서 14년을 보냈다. 임찬규는 구속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지만, 소홀히 여기지도 않았다. 그는 "케이스마다 다르다"며, 먼저 젊은 선수들에게는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는 것을 추천했다. 임찬규는 "젊은 선수 같은 경우는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매진을 했으면 좋겠다. 아직 미래가 창창하기 때문에 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연차가 넘어가는 선수들은 살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게 본인들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길이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잘 연구해서 타자와 승부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사실 피칭이라는 건 강속구도 있고, 여러 변화구도 있지만 타자와의 승부, 운영을 배워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게 정말 재미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임찬규는 "정말 많은 상황들이 생긴다.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노력하다 보면 경기에도 많이 나갈 거고,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서 구속이 올라갈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완봉승을 했으니, 또 해보고 싶은 게 있냐고 묻자 임찬규는 "나는 그런 거 없다"고 답한다. 그는 "오늘도 완봉하려고 마운드에 오른 건 아니지 않나. 1회부터 '완봉해야지' 생각하고 올라간 게 아니고,  그냥 공 하나, 하나를 던질 때 어떤 마음으로 던질지를 생각했다"면서 "매 구를 그렇게 100구 씩 던지는 게 내 목표고,  이건 내가 은퇴할 때까지 바뀌지 않는 목표일 것 같다"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LG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가 9이닝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의 호투에 힘입어 한화에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LG 임찬규가 기뻐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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