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년 동안 수학책 3000권 수집한 매실 농장주…'주서관견' 등 희귀본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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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부터 2000년까지 400여 년 동안 수학책 300권을 모은 수집가가 있어 화제다.
경남 의령군 가례면 자굴산 기슭에서 매실 농장을 운영하면서 30년간 수학교과서 수집을 위해 전국을 돌며 대부분의 재산을 투자한 '수학교과서연구소' 김영구(66) 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김 소장의 비밀 창고에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해방에서 6·25전쟁까지, 1950년부터 2000년까지 등 크게 4개 시기로 구분해 수학책이 진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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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수학 교사 이상익의 '산술교과서'도
"수학 후퇴는 국가의 후퇴...수학교과서 체계적 전시 원해"
[더팩트ㅣ의령=이경구 기자] 조선시대부터 2000년까지 400여 년 동안 수학책 300권을 모은 수집가가 있어 화제다.
경남 의령군 가례면 자굴산 기슭에서 매실 농장을 운영하면서 30년간 수학교과서 수집을 위해 전국을 돌며 대부분의 재산을 투자한 '수학교과서연구소' 김영구(66) 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김 소장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 수학의 날'을 맞아 그동안 수집한 수학책을 의령군에 공개했다.
김 소장의 비밀 창고에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해방에서 6·25전쟁까지, 1950년부터 2000년까지 등 크게 4개 시기로 구분해 수학책이 진열돼 있다.
김 소장은 의령군과 연관된 고서라며 이상익의 '신식 산술교과서(1908)'를 소개했다. 이상익은 '헤이그 특사'로 활동한 독립운동가 이상설의 친동생으로 ‘근세산술’이란 수학 교과서를 쓰는 등 근대 수학교육에 선구적 역할을 했다.
수학자 이상익은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이 중동학교에 다닐 때 수학 담당 교사이자 이 회장을 가르친 스승으로 의령군과의 인연이 깊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호암은 학창 시절 수학에 비상한 관심과 재능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라며 "호암의 수학적, 과학적 사고가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이끈 기본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오래된 책은 1299년 중국 원나라 수학자 주세걸이 쓴 '산학계몽'이다. 연구소에는 1660년 '산학계몽' 목판본이 있다.
조선시대 최초 서양수학을 다룬 '주서관견(1705)' 필사본과 조선시대 널리 사용된 수학책 '수리정온(1723)',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펴낸 수학교과서 '산술신서(1900)' 등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책들이 수두룩하다.
수학책에는 민족의 아픈 역사도 엿볼 수 있다.
미군정청 문교부가 펴낸 '초등 셈본(1946)'을 보면 단기 4279년 여름 호열자(콜레라)가 퍼져 그해 10월 28일 기준 전국에 1만564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중 1만1118명이 사망했다는 통계치가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초등과 산수(1944)'를 보면 만 13세 이상 14세 미만은 육군소년지원병에 지원할 수 있다. 체격은 키 133cm, 몸무게 39kg으로 조선인이 매우 왜소했음을 알 수 있다.
1955년 천연색으로 인쇄된 첫 수학교과서 '산수', 1971년 '표준전과', 1980년 '정석 예비고사 수학' 등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친근한 수학책도 전시돼 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수학책의 역사가 모두 여기에 있다고 자부한다"며 "학술 연구와 학생 교육을 위해서 한국수학교과서박물관과 같은 시설이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있는 수학책을 연구하려면 역사·문학·일본학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교육청 등 교육 관련 공공기관이 수학교과서에 관심을 두고 미래 세대를 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구 소장은 "인류 문명의 발전에 수학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수학의 후퇴는 국가의 후퇴와도 같다"며 "의령에 오면 매일매일 수학의 날이 된다. 의령에서 수학의 기쁨을 알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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