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ERA 9.00' 사령탑 쓴소리…6⅓이닝 1실점+KKKKKK, 21세 영건 "확 좀 꽂히게" 보여줬다 [MD인천]

인천 = 박승환 기자 2025. 3. 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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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송영진./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확 꽂히게 좀 보여줘!"

SSG 랜더스 송영진은 2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2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투구수 83구,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SG의 선택을 받은 송영진은 데뷔 첫 시즌 17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5.70으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루키'의 예상 밖의 모습에 SSG는 5선발에 대한 고민을 지워내는 것처럼 보였는데, 기대가 너무 컷던 까닭일까, 지난해에는 26경기에 등판했으나, 5승 10패 평균자책점 5.80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하지만 2년 동안 10승을 수확하며 가능성을 드러낸 만큼 이숭용 감독은 올해도 송영진에게 선발 기회를 줄 뜻을 밝혔고, 외국인 '에이스' 미치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송영진은 4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시범경기 기간 동안의 투구는 실망스러웠다. 1군에서는 1경기 밖에 던지지 않았으나, 3이닝 3실점(3자책)으로 부진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3⅔이닝 4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송영진은 우려 속에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시범경기 기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1회 시작부터 황성빈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3루의 위기를 맞은 송영진은 손호영을 삼진, 빅터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3회 롯데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뒤 4회에는 선두타자 윤동희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를 곁들이며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SSG 랜더스 송영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송영진./SSG 랜더스

첫 위기는 5회였다. 선두타자 나승엽을 잡아낸 뒤 전준우와 전민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 하지만 송영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 타석에 들어선 박승욱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뒤 정보근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으나, 다시 만난 황성빈을 1루수 땅볼로 묶어냈다. 그리고 6회 다시 한번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무실점을 기록한 송영진은 여유가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송영진은 선두타자 나승엽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이어 나온 전준우의 땅볼에 선행 주자를 지워냈고, 이후 마운드를 이로운에게 넘겼다. 그리고 이로운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송영진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손에 넣음과 동시에 개인 최다 투구(6⅓이닝)를 경신했고, 그대로 팀이 승리하면서 올 시즌 첫 승까지 확보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송영진은 "시즌 첫 등판에서 첫 단추를 잘 꿰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한 경기 던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발판 삼아서 더 잘던져야죠"라며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이닝을 신경 쓰지 말고, 한 타자 한 타자, 1이닝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승부해'라고 하셔서, 공격적으로 피칭을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송영진이 마운드를 내려올 때 인천 SSG 랜더스필드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송영진은 이를 의식하지 못했다고. 그는 "너무 경기에 집중을 해서 안 들렸다. 마운드를 내려온 뒤에도 의식이 되지 않았다"며 7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서는 "우리 불펜이 워낙 좋기에 아쉬움보다는 기대가 컸다. 그리고 (최다이닝) 기록도 경기에 집중을 하느라 생각이 하나도 안 났다. (이)로운이가 잘 막아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SSG 랜더스
SSG 랜더스 송영진./SSG 랜더스

시범경기 기간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송영진. 이 때문에 이숭용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선발 후보들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갑작스럽게 180도 바뀐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감독님께서 '확 꽂히게 좀 보여줘'라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그래서 '시즌 때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오늘 잘 보여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조)병현이 형이 내 바로 옆자리를 쓰는데, 타자와 싸우는 것을 보면 질 것 같지가 않더라. 그래서 항상 병현이 형에게 '어떤 생각을 갖고 던지나', '어제는 어떤 생각을 했나'라는 것을 물어본다. 그랬더니 병현이 형이 '네 볼만 믿고 가운데만 보고 던져'라고 해주셨다. 그 부분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오늘의 기쁨은 오늘로 끝내겠다는 것이 송영진의 마음가짐이다. "그동안 나 스스로와 싸웠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바꾸자는 생각으로 던졌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이제 한 경기라서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시작이다. 스스로 정한 목표가 있기에 이제 시작이다. 올해는 규정이닝과 10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오늘 하루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리셋을 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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