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단체 지원한 통일부, 계엄 이후 뒤늦게 "살포 자제" 요청

임여익 기자 2025. 3. 27. 0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간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에 보조금을 지원해 온 통일부가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뒤늦게 단체들을 만나 '살포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에 보조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각각 납북 피해자 지원 및 북한인권 증진활동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북전단 관련 단체에 보조금 약 1억 8500만원 지원
작년 12월 기점으로 단체들에 '자제' 요청 집중
김영호 통일부 장관. 2025.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그간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에 보조금을 지원해 온 통일부가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뒤늦게 단체들을 만나 '살포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대북전단 관련 정책을 급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경험이 있는 민간단체들에 다양한 명목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에 약 1억 8500만 원을, 자유북한방송에 약 68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활동에 보조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각각 납북 피해자 지원 및 북한인권 증진활동 지원사업을 목적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단체들은 접경지역에서 전단을 살포하는 행위로 지자체 및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는 지난해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고성군 등에서 수 차례 전단 살포를 시도했다가 주민들이 트랙터 등으로 점거해 무산됐고, 자유북한방송 역시 전단과 케이팝이 든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을 북측에 꾸준히 날려왔다.

문제는 이같은 단체들을 지원해 온 통일부가 작년 12월 이후 갑자기 정책 기조를 바꿔 '상황 관리'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국회 외통위 소속 이재강 의원실에 따르면 대북전단이 한창 살포되던 시기인 작년 4월부터 9월까지 약 6개월 동안 통일부가 관련 단체와 접촉한 횟수는 단 7차례에 불과하다.

당시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해 대량의 오물풍선을 날리는 등 갈등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일부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통일부는 작년 12월 12일 "최근 정세 및 상황의 민감성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북전단을 날리는 민간단체들에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며 기존의 입장을 미묘하게 바꿨다.

이후 통일부는 올해 3월 24일까지 약 4개월간 대북전단 민간단체와 총 23회 접촉했다. 통일부는 단체들과 만나 △최근 정세 및 상황의 민감성을 고려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줄 것을 요청하고 △전단 살포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통일부가 비상계엄 사태 후 이른바 '북풍 공작' 의혹 등이 제기되자 여론을 의식해 기조를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재강 의원은 "통일부가 왜 하필 비상계엄 조치 이후로 이들 단체와 더욱 긴밀하게 소통했는지 밝혀야 한다"면서 "비상계엄 이전까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암묵적으로 용인하다가 탄핵 사태 이후 정책의 방향성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plusyou@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