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송직인 마를날 없는 인천공항 골프장…이번엔 클럽72와 ‘법정다툼’

박준철 기자 2025. 3.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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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72 하늘코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공항 골프장 운영업체였던 ‘스카이72’와 수년간 벌인 소송전을 이어온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번에는 새 운영업체인 KX그룹의 ‘클럽72’와도 소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X그룹은 이학재 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국회의원일 당시 보좌관을 경영진으로 영입한 사실도 파악됐다.

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클럽72 측은 2023년 11월 공사를 상대로 “계약변경 의무확인과 노후시설 보수비용 87억원을 지급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측도 맞소송에 나섰다. 공사는 지난해 8월 클럽72 골프장을 운영하는 KX그룹의 신라레저와 파주CC, 옥산레저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클럽72 측은 스카이72가 계약 종료 이후에도 골프장을 무단 운영하는 바람에 골프장 하늘코스(18홀), 바다코스(54홀) 등의 인수인계가 3년 넘게 늦어졌고, 체육시설법 개정으로 골프장 입장료 상한 등 변경 요인이 발생했다는 이유를 들어 임대료 인하 등의 계약 변경을 요청했다.

클럽72 측은 골프장 시설 노후화로 87억원을 들여 보수했다며 공항공사가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법원은 현재 낡은 시설이 하자에 해당하는지와 유지관리 대상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감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클럽72 하늘코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공사는 클럽72 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공사 측은 “하늘코스에 대한 골프장 운영을 소극적으로 운영해 임대수익이 감소했다”며 우선 명시적 손해배상금으로 10억원을 청구했다. 클럽72가 하늘코스의 티타임 횟수를 줄이고, 식음료 등 상업시설도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출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10억원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클럽72는 하늘코스의 경우 매출액의 116%, 바다코스의 경우 매출액의 46.33%를 임대료로 내고 있다. 하지만 클럽72의 하늘코스 매출은 2023년 58억2593만원으로, 스카이72가 운영했던 2020년 매출(179억405만원)보다 크게 낮았다.

매출이 이전보다 낮음에도 매출액보다 임대료를 더내는 식의 계약을 체결한 탓에 클럽72는 공사에 2023년 인천공항 골프장 전체 임대료로 425억원을 냈다. 이는 스카이72가 연간 150억~180억원을 낸 것에 비하면 2~3배 정도 많은 금액이다.

공사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클럽72는 지난해 말 이학재 공항공사 사장이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보좌관을 했던 A씨를 경영진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공사와의 소송전에 대비한 영입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공사 관계자는 “클럽72와는 임대계약이 우선이고, 노후시설 보수비 문제는 법원 판단에 따를 것”이라며 “A씨 영입과 무관하게 소송전에 원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X그룹 관계자는 “공사와의 소송은 전 사업자인 스카이72의 파행 운영으로 손상된 골프장을 단기간에 복구해 조기 개장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의 문제”라며 “법원의 판단이 나오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스카이72와 총 17건의 소송전을 벌여왔다. 이중 16건은 승소했고, 나머지 1건은 1심에서 승소한 뒤 2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공사가 “스카이72가 인천공항 골프장을 26개월간 무단 점유하며 영업을 벌여왔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 법원은 “스카이72가 공항공사에 942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스카이72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높은 966억원(이자 16억원 등 포함)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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