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캡틴' 김준영의 산뜻한 시즌 초, "올 해도 정상까지...환희 형은 츤데레 스타일"
건국대 주장 김준영(181cm, G)은 26일 한양대 올림픽 체육관에서 열린 한양대와의 맞대결에서 13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건국대는 한양대를 70-66으로 꺾고 개막 2연승에 성공했다.
김준영은 경기 종료 후 "오늘이 앞으로의 방향성이 잡히는 경기였다. 위로 올라갈 수도 있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는(웃음). 내가 팀이 좀 흔들릴 때 많이 잡아줬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서 팀원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다. 그래도 프레디가 5반칙 퇴장하고 난 뒤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김준영의 답변에서 느껴지듯, 건국대에게 쉽지 않은 경기였다. 3점 30개를 던졌지만 5개만이 림을 통과했다. 게다가 든든한 골밑 득점원이자 수비 에너자이저 프레디(203cm, C/8점 14리바운드)의 경기력도 평균을 밑돌았다.
"오늘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썩 잘한 경기는 아니다"고 멋쩍게 웃은 김준영은 "그래도 팀원들이 어떻게든 끝까지 하려는 모습 때문에 우리가 이기지 않았나 싶다"고 정신력과 팀워크를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김준영은 동계훈련 중 허벅지 부상을 입어 상주 스토브리그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리그 개막과 함께 코트로 돌아왔다.
몸 상태를 묻자 김준영은 "이제 아픈 부분은 다 나았고,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 아픈 데 보강 운동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부상 없이 몸 끌어올릴 생각만 하고 있다"고 열의를 내비쳤다.
부상을 이겨내고 4학년이 된 김준영이 대학 마지막 비시즌에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몸관리'와 '조직력'이다.
"3년 동안 달려오면서 자잘한 부상들 때문에 좀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올 시즌은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싶어서 몸 관리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한 뒤 "농구 기량적으로는 팀원들이 새롭게 바뀌다 보니 조직력을 다지는 데 좀 많이 할애했던 것 같다"고도 이야기했다.
이번 시즌 김준영에게는 맏형과 더불어 또 하나의 주어진 역할이 있다. 바로 주장이 됐다는 것.
주장으로서 김준영은 "부담감이 없지는 않다(웃음). 신입생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다 같이 좀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소통을 많이 하는 걸 팀원들한테 강조하고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리더로서 멘탈을 잡는 데에는 직전 시즌까지 팀의 중심이자 백코트 콤비로 활약한 선배 조환희(수원 KT)의 도움도 있었다고.
그는 "환희형과 한 번씩 통화하는데 좀 츤데레 스타일이다(웃음). 그냥 잘 하라고 툭 던진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는 얘기를 잘 안하고, 원래 잘하던 대로 그냥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조언해줬다"고 언급하며 미소지었다.
코트 내외에서 든든하게 팀을 이끄는 자리인 만큼 김준영은 양 팀 최다 8개의 파울을 얻어내는 노련함을 보여줬고, 득점에 있어서도 앤드원을 수 차례 뽑아내는 적극성을 뿜었다. 속공을 내달린 데 이어 팀원들의 찬스를 정확히 포착해 어시스트 7개도 곁들였다.
4쿼터 한 때 11점차(65-54)까지 앞섰지만 곧장 폭풍 추격을 허용(65-64)한 대위기의 순간에도 김준영은 여찬영에 이어 자유투 1구를 추가해 팀을 구해냈다(67-64).
프로 진출을 꿈꾸는 4학년에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다. 개인적으로도 매 게임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 나아지고 싶은 부분에 관해 김준영은 "일단 내가 신장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미들 라인이나 외곽에서 더 슛팅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또, 골밑까지 들어가기에는 신장에서 무리가 있어서 다양한 플로터 기술 등 나만의 뚜렷한 장점을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열정이 가득한 답변을 내놨다.
뒤이어 "그런데 오늘은 좀 (연습한 게)안 나와서 많이 아쉽다"고 한 것은 아마 이 날 던진 7개의 외곽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기 때문인 듯했다.
소소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김준영의 목표는 크다.
"우리가 작년에도 플레이오프 결승(vs 고려대)까지 갔다. 올 해 새로운 팀이 완성된 것 같아서 하나하나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 승리는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올해도 정상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다부진 목소리를 냈다.
지난 시즌 건국대는 정규리그 3위(11승 3패)를 기록한 데 이어 플레이오프 4강에서 연세대를 잡아내며 대학 리그 최정상 싸움에 균열을 냈다. 든든한 리더 김준영이 건국대의 최정상 조준에 앞장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_건국대 KAPTAI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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