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원화...환율 1,500원 넘보나
[한국경제TV 김예원 기자]
<앵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 후반대에 머물며 외환시장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달러화 수요 때문에, 당분간 원화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 나왔습니다.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오늘 환율 움직임은 어땠습니까?
<기자> 오늘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9원 내린 1466.3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다소 하락했지만, 2월 말엔 1,430원 아래로 낮아졌던 환율이 한 달 만에 40원가량 뛰어오른 건데요.
특히 어제는 50일 만에 장중 1,470원을 터치하며 연고점(1,472.5원) 부근까지 상승하는 등 오름폭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 상승세는 트럼프 관세정책 등 달러 강세에서 촉발된 측면도 있었는데요.
최근 달러화가 트럼프 취임 전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50원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그래프를 보시면, 달러 인덱스와 거의 동조해서 움직이던 환율이 올해 들어선 괴리가 조금 나타나고 있습니다.
달러화 가치는 떨어지는데, 원화는 약세가 지속되는 국면입니다.
<앵커> 달러 강세가 누그러졌는데도 여전히 고환율이 이어지는 건,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 때문으로 보면 되는 걸까요?
<기자> 네, 시장에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한 달간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률을 비교해 보면, 튀르키예의 리라화는 4.1%, 한국 원화는 2.2% 하락하며 뒤에서 1, 2위를 차지했는데요.
튀르키예와 한국 모두 정치적 불확실성 문제를 겪고 있는 게 공통점입니다.
지금의 원화 가치가 달러 움직임에 동조되기보단 국내 정국 불확실성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고요.
지난 24일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기각했는데, 재판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죠.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도, 정국 불안을 키우면서 원화 가치를 더욱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내달 2일로 다가온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한국이 포함된 '더티 15' 국가가 상호 관세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인데요.
특히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구조상 상호 관세의 영향이 다른 국가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단 분석입니다.
시장은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4월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탓에 환율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상단을 1,500원까지 열어두는 곳도 나왔습니다.
다만, 외환 당국의 실개입 경계감은 환율 상단을 제한할 수 있는데요.
당국은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은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도, 지나치게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엔 미세 개입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앞으로 탄핵 선고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소나마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일시적으로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하락 폭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요.
이전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 심판일 전후로 장중 10원 이상의 변동 폭을 보이는 등 변동성은 높았는데요.
선고 이후 환율은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당시와 달리 지금은 탄핵 여부를 두고 찬반 여론이 갈려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또, 수급 부담이 해결되지 않는 한 환율의 하향 안정화는 어렵단 분석도 많습니다. 지난 24일까지 내국인의 해외투자 순매수 규모가 152.9억 달러입니다. 작년 한 해 순매수 금액의 절반을 넘을 정도인데요.
지난해도 이미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이었는데, 올해 미국 증시주가가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달러화 매수 수요가 환율 하락을 지속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수급상 부담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환율의 추세적인 하향은 어려워 보인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최연경, CG: 김찬주
김예원 기자 yen88@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