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회의서 논의 없었다…상법 개정→자본시장법 개정 물러섰던 정부 선택은?
[편집자주] 이사의 충실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지난 21일 정부로 개정안을 이송했다. 찬반 의견은 팽팽하다. 정부는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고민 중이다. 남은 운명의 시간은 열흘 남짓이다. 쟁점을 살펴본다.
곧이어 지난해 3월 정부는 상법 개정 이슈를 주도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외국 투자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다.
외국 투자자들은 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묻는 와중에 콕 집어 '이사 충실 의무'를 언급했다고 한다. 여기에 주주들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요구, 밸류업을 향한 정부 의지 등이 더해져 상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중량감있는 고위 인사들이 상법 개정 필요성을 연이어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6월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편집인 포럼에서 정부의 상법 개정 움직임을 두고 기업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기업에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건설적인 논의가 중요하다"며 "건설적인 논의를 하면 지배구조 개선으로 합의가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의지는 오래가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상법 개정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가지 논의 중인 안건 중 하나여서 확정된 바 없다는 것이 정부의 답변"이라며 "상법, 자본시장법 개정과 관련해 어느 법을 어떻게 개정할지 여러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이 '주주 보호를 위한 대원칙'을 제시한 데 반해 정부가 주장한 자본시장법 개정은 합병이나 분할 등에 한정된 '핀셋 규제'에 가깝다.
구체적으로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상장법인이 합병, 분할 등 자본시장법 165조의4에 규정된 행위를 할 때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게 골자다.
비상장사를 포함해 모든 기업이 대상인 상법 개정안과 달리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으로 법 적용 대상이 축소되고 이사회의 주주 보호 노력도 합병이나 분할 같은 행위를 할 때로 한정된다.
이와관련 최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회사 말고 주주를 포함하느냐의 문제는 많은 법학자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며 "당장 시급한 것은 자본시장 법령을 고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 이견도 확인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개적으로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주식·외환시장이 같이 흔들리게 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 원장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4월2일 상호관세 이슈가 불거질 것이고 4월 초에 또 정치적 불안정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부의 주주가치 보호 의지를 의심받을 것이고 이는 주식·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위 입장은 다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정하는 내용의 선의를 달성할 수 있느냐를 봤을 때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신중론을 유지하며 거리를 두고 있다. 상법 소관부처인 법무부의 판단이 우선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다만 거시경제·금융당국 수장들간 협의체인 이른바 'F4 회의'에선 상법 개정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정부 내 갑론을박으로 상법 개정의 운명이 흐릿해진 가운데 공은 이제 막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넘어간 상태다.
한 권한대행는 상법 개정 논의가 한창이던 6개월 전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경영 환경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병존한다"며 "정부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고 있고 경영 환경 위축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면서도 주주를 보호할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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