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기근 극장가…이병헌 '승부' 개봉에 커지는 기대감 [N이슈]

26일 개봉

'승부'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6일 개봉한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가 침체에 빠진 극장가를 되살릴 수 있을까.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 분)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 작품은 당초 극장 영화로 기획됐지만, 팬데믹의 여파로 플랫폼을 바꿔 2023년 넷플릭스 개봉을 고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해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한 뒤 다시 극장으로 플랫폼이 바뀌었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승부'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0.0%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달렸다. 예매 관객수는 7만 3133명이다.

3월 넷째 주에 들어서며 일일 극장 총관객 수는 이번 달 최저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의 극장 총관객 수는 6만 6796명이며, 25일은 6만 7985명이다. 보통 신작 개봉이 이뤄지는 주말 직전인 월, 화요일에 관객 수가 하락하기는 하지만, 지난 3월 2주 차, 3주 차 같은 시기에 하루 약 8만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는 지난달 28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온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의 관객 동원 규모가 줄어들며 발생한 현상이다.

'승부'

'승부'

'미키 17'은 지난 24일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에 빼았겼던 1위 자리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25일 이 영화가 동원한 관객 수는 1만 2235명. 누적 관객 수는 287만 2278명이다. 개봉 한 달째가 돼가는 시점, 계속되는 관객 기근으로 휘청이는 극장가에 활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신작이 필요했고 마침 기대작 '승부'가 개봉했다.

'승부'는 리스크가 있는 영화다. 실존하는 유명한 '천재 바둑 기사'이자 사제 관계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제작 초반부터 명배우 이병헌이 조훈현, 유아인이 이창호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창호 역을 맡은 유아인이 상습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개봉이 미뤄지고 플랫폼을 바꿔야 했던 영화가 주연 배우 리스크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기다림의 터널에 들어서게 된 것.

결국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신생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배급권을 맡게 되면서 크랭크업 약 4년 만에 개봉할 수 있게 됐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지난해 말 영화 '소방관'을 배급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소방관' 역시 음주 운전으로 자숙에 들어간 배우 곽도원이 출연한 작품으로, 리스크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냈다. 업계에서는 '소방관' 측의 '곽도원 지우기' 마케팅이 효과적이었다고 보고 있는데, '승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영화 홍보 과정에서 '유아인 지우기'를 하고 있어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시사회 이후 영화에 대한 반응은 호평이 우세하다. 특히 실제 인물들과 흡사한 이병헌, 유아인의 탁월한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은 상황이다. 신작 '승부'가 리스크를 깨고 기대 이상의 흥행을 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