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장인들이 탄생시킨 현실 공감 오피스 코미디 '직장인들'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사무실. 직원들은 하나같이 눈치를 살피지만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한다. 사무실 한가운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장 때문이다. 이를 눈치챈 과장이 선물까지 건네며 "사모님 드리세요"라고 넌지시 퇴근을 유도하지만, 부장은 요지부동이다. 결국 직원들이 나서 "건강을 생각해서 퇴근하셔야죠"라고 돌려 말해 보지만, 여전히 그의 엉덩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이제 막 이직한 대리가 총대를 멘다. "퇴근 시간에 퇴근하는 게 문제인가요?"라는 직격탄과 함께 사무실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대표의 업무 미팅 요청에도 단호하게 "퇴근 시간은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직원들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 장면은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직장인들' 속 한 장면이다. 현실에서는 감히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을 느끼며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바로 이 점이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프로그램이 화제 되는 이유다.
'직장인들'은 'SNL코리아'의 인기 코너 'MZ오피스'에서 시작된 오피스 코미디다. 직장 생활을 소재로 한 만큼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오지만, 이 작품은 특히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 설정을 통해 '하이퍼리얼리즘'을 극대화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그 덕에 첫 화부터 현재(5화 기준)까지 '우리 사무실을 보는 것 같다'는 공감 어린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계 대표 사업 실패자로 알려진 신동엽이 마케팅 회사 DY기획을 차렸다는 가상의 설정을 기반으로, 경력직 대리 현봉식(현봉식)의 첫 출근과 함께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이직한 사무실은 텅 비어 있고, 그를 제외한 전 직원이 지각하는 기상천외한 상황이 벌어진다. 첫 출근부터 험난한 직장 생활의 예고편이 펼쳐지는 듯한 이 느낌, "이 회사에 계속 다녀도 될까?" 하는 불안감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DY기획의 직원들도 하나같이 강렬한 캐릭터를 자랑한다. 회사 대표인 신동엽은 연예인이자 방송인으로 이미 여러 차례 사업을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이 회사 만큼은 꼭 성공시키겠다는 목표가 확실하다. '우리 회사는 FUN하고 수평적인 회사'라고 말하지만, 막상 직원들이 어떤 말을 하려 들면 불편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부장 김민교는 트렌드를 따라가려 애쓰는 현실 아재(AZ), 과장 이수지는 화려한 돌싱이자 연애 마스터로 현봉식 대리에게 플러팅을 쉬지 않는 인물이다. 회사 생활에 치이는 짠내 나는 주임 김원훈과 대표의 애정과 신임을 한 몸에 받는 미국 유학파 사원 최정원(카더가든)도 있다. 여기에 군기 반장 사원 지예은과 Gen-Z 대표주자이자 악의 없는 열정 과다 인턴 심자윤(STAYC 윤)이 만들어내는 '직장 빌런' 케미는 매회 폭소를 유발한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매력은 대본과 애드리브의 절묘한 조화다. 기본적인 서사는 존재하지만, 배우들이 상당 부분 애드리브로 연기하며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진다. 출연진들조차 서로의 돌발 행동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이 종종 포착되는데, 이 자연스러운 모습마저 프로그램의 유쾌한 매력을 배가한다. 덕분에 시청자는 마치 직장 다큐멘터리를 보듯 현실감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직장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퇴근 눈치 싸움과 회식 문화, 연봉 협상, 사내 복지, 점심시간을 둘러싼 논쟁 등이 지금까지 '직장인들'이 다룬 소재다. "우리 사무실 관찰 카메라 아냐?" "이건 너무나 현실적" "현실적이라 웃긴데, 그래서 슬프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매 화 등장하는 초특급 게스트들의 활약도 '직장인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첫 화에는 저속 노화 도시락 광고 모델을 제안받고 사무실을 찾아온 혜리가 광고 시안을 두고 DY직원들과 티키타카를 펼친다. 3화에는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가 출연해 한국식 혼밥 문화에 적응해간다. 배우 고수, 최지우, 강하늘은 자신의 고착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DY기획을 찾았다가, 코미디 장인들의 애드리브 공세에 당황하는 모습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이들은 촬영 후 'DY기획 경험 후기'라는 짧은 인터뷰를 남기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더한다.
이렇게 직장인의 애환을 유쾌하게 풀어낸 '직장인들'은 공개 첫 주 만에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올랐으며, 누적 24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기록 중이다. "진짜 내 회사 같다" "이건 직장 다큐다" 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현실을 고스란히 옮겼다는 반응을 자아내는 공감형 코미디, 여기에 배우들의 생생한 애드리브가 더해져 직장인의 애환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직장인들'. 과연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질는지,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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