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바 등 IPO 대어들, ‘흥행 전략’ 앞세워 속속 출사표

최한종/최석철 2025. 3. 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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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글로벌 시가총액 최대 8000억원
FI 지분율 70%에도 구주매출 참여 안해
롯데글로벌로지스·DN솔루션즈도 몸값 낮춰
SK엔무브·케이뱅크 등 '예비 대어' 움직임도 관심
이 기사는 03월 25일 17: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조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던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기업가치를 예상보다 크게 낮추거나 공모구조를 시장 친화적으로 제시하는 등 각기 공모 흥행 전략을 수립했다. 몸집이 큰 기업에 냉랭한 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증시 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이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공모 희망가는 5만4500~6만6300원으로 시가총액은 6578억~8002억원으로 예상된다. 

‘승무원 미스트’로 이름을 알린 화장품 기업인 이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질주하면서 한때 ‘조단위 몸값’이 거론됐던 곳이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비교적 낮게 평가한 셈이다. 

이와 함께 모집주식 수를 상장예정주식 수의 5.4%에 불과한 65만4000주로 제시했다. 통상 IPO 기업이 10~20% 가량을 모집하는 것과 대비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주 발행 규모가 많은 기업에 대해 투자자가 부정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라며 “당장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를 줄이더라도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주 매출도 모집주식 수의 7.6%에 불과하다.창업자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 지분을 일부 판다. 달바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는 구주매출을 하지 않는다. 보유 주식 대부분에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호예수도 약속했다.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위한 조치다. 달바글로벌은 잦은 투자 유치로 FI 지분율이 70%에 달하는 곳이다. 이들 지분 대부분이 당분간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으면서 공모 흥행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재무적투자자로부터 투자 받은 가격보다 크게 낮은 기업가치로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4789억~5622억원의 시가총액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투자 받을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 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기업가치를 크게 낮추면서 롯데그룹은 계약에 따라 2781억~2931억원을 에이치PE에 지급할 전망이다. 풋옵션 행사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IPO를 할 경우 해당 차액을 롯데에서 보전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당장 현금 유출을 각오하고서라도 이번에 증시 입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케이뱅크 등 재무적투자자와 상장 기업가치 수준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상장을 철회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롯데그룹이 과감하게 손실을 각오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상장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DN솔루션즈도 해외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넓게 잡았다. 공모가 상단은 회사 측이 원하는 수준을 유지하되, 하단 가격을 최대한 낮춰 더 많은 투자자가 밸류에이션이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청구할 때보다 공모가 하단에 적용한 할인율을 높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이 기업가치를 낮추거나 시장 친화적 공모구조를 고민한 건 최근 상장한 서울보증보험이 성공적 사례로 꼽혀서다. 서울보증보험은 IPO 재도전에 나서면서 이전보다 기업가치를 약 40% 낮췄다. 고배당주라는 점도 적극적으로 앞세우면서 1조815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시총은 2조5000억원에 가까워졌다.

조만간 SK엔무브 등 또 다른 대어도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패스트트랙으로 간소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케이뱅크 등도 연내 상장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도 ‘겸손한 몸값’을 책정한 앞선 사례들을 적극 참고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IPO본부장은 “최근 상장에 도전하는 IPO 대어는 안정적으로 영업실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공모 과정에서도 투자자의 우호적 심리를 끌어내기 위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수라는 말도 나온다. 애초에 상장 준비 단계에서 예상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던 만큼 투자자들이 이들 기업이 제시한 몸값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최한종/최석철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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