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남편이 더 이상 나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주지 않아요[마음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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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남편 될 사람을 소개로 만났을 때 그야말로 내가 꿈꾸던 이상형을 만난 것처럼 사랑에 빠졌고, 긴 연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그렇기에 사랑에 확신이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상대방의 사랑 표현에 민감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사랑 표현'을 갈구할 때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 표현'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과'라는 단어가 언어에 따라 수많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듯이 사랑의 표현도 사람마다 수없이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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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처음 남편 될 사람을 소개로 만났을 때 그야말로 내가 꿈꾸던 이상형을 만난 것처럼 사랑에 빠졌고, 긴 연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부터 남편이 저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는 횟수가 부쩍 줄었습니다. 여전히 부부 사이는 좋지만, 뭔가 절대 변하지 않을 사람이 변한 것처럼 생각돼 섭섭함과 두려운 느낌이 듭니다. 남편이 더 이상 나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 주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 상대방의 마음속 사랑 방식과 내 마음속 방식은 다를 수 있어요
▶▶ 솔루션
연인이나 부부가 상대방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잴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사랑에 확신이 필요한 사람은 언제나 상대방의 사랑 표현에 민감하게 됩니다. 민감함은 결핍을 일으키고 나중에는 상대방의 사랑 표현을 일일이 세고 평가하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고대하고 기다리는 상대방의 사랑 표현은 과연 사랑 그 자체를 반영하는 걸까요?
우리 뇌의 좌반구, 상측두회의 브로드만 영역 22번에는 ‘베르니케 영역’이라 불리는 구간이 있습니다. 이 구간은 청각신호를 언어신호로 바꾸는 변환기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귀로 ‘사과’라는 소리를 들을 때 이 영역에서는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언어학적 지식을 이용해 이를 ‘사’와 ‘과’로 이뤄진 두 음절의 단어로 분류하고 ‘사과’라는 단어로 연결시킨 다음 ‘빨갛고 동그랗고 새콤달콤한 과일’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신호변환기 없이 ‘사과’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 소리로부터 과일 ‘사과’를 인식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와 ‘과’라는 글자 또한 추출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전혀 배운 적이 없는 외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상대방 표현을 받아들일 때는 우리가 가진 개념을 토대로 현상을 ‘인지’합니다. 즉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고, 알고 있으리라 예측하는 것만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거나 가지고 있지 않은 개념은 뇌에서 버려집니다.
상대방의 ‘사랑 표현’을 갈구할 때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 표현’이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사과’라는 단어가 언어에 따라 수많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듯이 사랑의 표현도 사람마다 수없이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만일 상대방의 사랑 표현이 줄거나 멈췄다고 생각하면 사랑이 끝났다고 절망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봐야 합니다. 상대방은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을 사랑의 표현이라 생각하는지 말이죠. 사랑이란 누군가에게는 함박웃음을 띠고 맞아주는 것일 수도 있고, 머리를 쓰다듬거나 꼭 안아주며 살결을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누군가에게 사랑은 단지 눈을 떼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나 함께 있는 공간의 온기를 나누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사랑한다는 말을 어떻게 표현하나요?”
권순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정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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