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자!" 무비자에 中 관광객 몰리나…변수는[MICE]
관광·마이스업계 관계자 대상 설문
90% "양국 관광·마이스 최대 호재"
제주 외 지방 도시 방문 늘어날 것
中 경기침체 포상관광 회복은 주춤
10월 APEC정상회의 분수령 기대
반중·반한 감정에 효과 줄어들수도
정부는 지난 20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진행된 관광 분야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인 무비자 입국 허용을 공식화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미치지 못한 방한 외래 관광시장의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한 처방이자, 지난해 11월 중국의 선제적인 무비자 입국 허용에 대한 상응 조치다. 국가 간에는 서로 동일한 조건과 기준을 적용하는 ‘비자 상호주의’가 관습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응답자의 70%는 입국비자 면제로 중국인의 지방 도시 여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중국 전담여행사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가 제주도를 즐겨 찾는 이유는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무비자 입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공항이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중국인 단체 방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계엄에 이은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한 한국 내 ‘정세 불안’, 중국인 탄핵 집회 참여 의혹으로 격화한 양국 내 ‘반한·반중 감정’은 무비자 효과를 반감시킬 변수로 봤다. 중국 측 응답자 10명 중 8명은 “탄핵 찬반 시위에 중국인에 대한 음모론까지 더해지면서 ‘한국보다 일본이 더 안전하고 친절한 곳’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자 면제 조치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됐던 포상관광 분야는 응답자의 65%가 수요 증가가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한국보다 중국 현지에서 방한 포상관광 수요 회복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2021년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란데)그룹 파산으로 시작된 부동산 버블 붕괴가 아직도 진행형인 데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갈등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광저우 소재 여행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실적이 준 상황에서 경영진이 영업 활동과 성과 보상을 위한 포상관광 프로그램에 지갑을 선뜻 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요가 살아나더라도 비용이 저렴한 선박을 이용하거나 수백 명 단위 중소 규모로 단체를 꾸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단체여행과 포상관광 주요 수요처였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선 도시 외에 창사, 충칭, 청두, 우한, 시안 등 2선, 3선 도시로 방한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 지역 관광공사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한국 여행의 패턴이 개별 자유여행으로 바뀐 1선 도시와 달리 2선, 3선 내륙 도시는 여전히 단체 수요가 높은 곳들”이라며 “지역에 따라 개별과 단체로 마케팅 전략을 이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한중 양국의 무비자 효과를 극대화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APEC에 맞춰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방한해 양국 정상이 만날 경우 여러 복잡다단한 변수들로 꽉 막힌 관광·마이스 교류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한중 관광·마이스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한 중국 전담 여행사 대표는 “한국 단체여행을 금지한 한한령이 2년 전 해제됐지만, 중국 현지에선 대규모 단체 방한에 여전히 정부 눈치와 반응을 살피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며 “중국 포상관광단의 리드 타임(준비 기간)이 2개월 내외로 짧은 만큼 한중 양국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 과거 아오란, 중마이와 같은 대형 포상관광단 방한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우 (swlee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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