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 골바람·마른 낙엽이 키운 화마
[앵커]
이번 산불들은 주로 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동해안이 아닌 영남 내륙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골짜기가 많은 지형 탓에 변화무쌍한 골바람이 강하게 분 데다, 바싹 마른 낙엽까지 화마를 키웠단 분석입니다.
김세현 기상전문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지난주 금요일 오후 시작된 경남 산청 산불.
다음날 오전 한때 진화율이 70%까지 올랐지만, 오후부터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지형 때문에 골짜기에서 산꼭대기로 부는 '골바람'이 강하게 분 탓입니다.
[강은구/경남 산청군 주민 : "해발 1,000m 이런 산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 골짜기로 타고 다니는 바람들이 엄청 세죠. 해발 500m, 700m 이렇게 넘어서 올라가면 사람이 서 있지도 못하는 상황이 돼요."]
경북 의성 산불도 마찬가지.
많은 골짜기가 변화무쌍한 강풍을 만들었습니다.
[윤문이/경북 의성군 주민 : "바람이 이 산 능선을 타고 북쪽으로 쭉 산불이 번지다가 반대편 골에서 또 바람이 더 세면 이게 남풍으로 돌아 나오는 거죠. 능선 넘으면 또 골이 하나 더 있으니까 바람 방향이 바뀌어 버린 거죠."]
발생 당일 오후부터 피해 면적은 급속도로 늘었고, 밤사이에도 산불은 멈출 줄 몰랐습니다.
특히, 산 정상 부근의 바람은 지면보다 3배 이상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불로 발생한 열과 연기의 영향까지 받은 겁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 : "지표면으로부터 100m 위의 풍속 자료를 보면 거의 3~4배는 기본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불씨가 여기저기 예상치 못한 곳으로 많이 날아가서 또 산불을 확산시키는…."]
고온에 바싹 마른 낙엽은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지난 겨울 경북과 경남 지역은 관측 이래 각각 3번째와 5번째로 강수량이 적었습니다.
지난 18일 이후로는 아예 비가 오지 않았고, 평년보다 더운 날이 이어졌습니다.
습도가 낮아지며 경북 지역의 경우 낙엽의 수분 함량이 일주일 새 절반 가량 떨어졌습니다.
이런 지형적 요인과 건조한 날씨는 내륙 지방에서는 이례적인 대규모 산불을 불러왔습니다.
KBS 뉴스 김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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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현 기자 (wea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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