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韓 복귀 하루 만에 ‘재탄핵’ 카드… 與 “집단 광기”

민주 “韓 첫 임무는 마은혁 임명
이행 안 하면 파면 사유 해당” 주장
박찬대, 26 헌재 앞 기자회견
이르면 27일 최상목 탄핵안 의결
與 “국정 마비 노린 탄핵 중독증”
천막 당사엔 “가출 청소년 같아”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복귀한 지 하루 만인 25일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등을 바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로 넘어간 이후 민주당은 광화문 천막 투쟁과 함께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인용을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광화문 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주재한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의 첫째 임무는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라며 “파면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사유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라며 한 권한대행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헌재가 한 권한대행 탄핵심판 사건 판결문에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을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며 “한덕수 총리가 즉시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 취지대로 오늘(25일) 당장 마 후보자를 임명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법률에 따라 내란 상설특검과 김건희 상설특검, 마약 수사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를 바로 이행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마은혁 재판관을 당장 임명하라’ 이것이 어제(24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의 한 줄 요약이고, 분명한 메시지”라며 마 후보자 임명을 촉구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마 후보자를 헌재에 합류시켜 윤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에 힘을 더하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도 앞당기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6일에도 박 원내대표가 헌재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광화문집회에 참여하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간다. 또 이르면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도 의결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예상했던 시점보다 윤 대통령 탄핵선고가 늦어지고,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이어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까지 기각되면서 민주당에 유리한 변수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여당은 야권의 총력전과 장외집회를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덕수 재탄핵론’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탄핵시켜 놓고, 그 권한대행을 재탄핵하겠다는 것”이라며 “집단광기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이쯤이면 치료 불가 수준의 ‘탄핵 중독증’”이라며 “30번의 탄핵소추안 발의와 9번의 기각으로 당리당략에 의한 정치탄핵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난 마당에 또다시 탄핵을 들먹이는 것은 오로지 그 의도가 국정 마비에 있다는 것을 자인한다”고 맹비난했다.

여당은 광화문 천막당사를 향해서도 거센 공세를 펼쳤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천막당사를 두고 “여의도에서는 위헌·위법적인 탄핵을 남발하더니 광화문에서는 불법 점거를 시작한 것”이라며 “학교에서 사고치고 가출한 비행 청소년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일갈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할 일은 아스팔트에서 저열한 음모론을 살포하는 것이 아니라 30번 탄핵안을 남발한 의회 쿠데타를 사과하고 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소요사태를 부추기는 장외투쟁을 즉각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석·이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