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고운사 전소…안동 하회마을·병산서원 코앞까지 온 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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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을 거쳐 청송, 영양, 영덕 등 동쪽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천년고찰이자 국가보물인 의성 고운사는 화마에 휩쓸려 전소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인근까지 불길이 근접했다.
이날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을 넘어 영덕과 영양까지 급속히 확산해 주요 문화재까지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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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주민에 대피령
안동~청송 고속도로 전면 통제
소방인력 3700명 투입에도 난항
산림청, 국가위기경보 '심각' 발령
청송서 60대 여성 시신 발견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안동을 거쳐 청송, 영양, 영덕 등 동쪽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천년고찰이자 국가보물인 의성 고운사는 화마에 휩쓸려 전소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인근까지 불길이 근접했다. 전국에 산불 위기경보가 내려졌고, 국가유산 재난 국가위기 경보 수준은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안동시와 청송·영덕·영양군은 25일 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강풍에 비화현상…속수무책
이날 산림청에 따르면 산불은 강풍을 타고 안동과 청송을 넘어 영덕과 영양까지 급속히 확산해 주요 문화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는 이날 오후 5시께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과 용담사, 묵계서원에도 불이 번져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도 의성에서 번진 산불이 한때 5㎞ 지점까지 위협해 위기를 맞았다. 소방당국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에 소방차, 인력을 동원한 방어선을 구축해 가옥 등에 밤늦게까지 물을 뿌리는 등 화마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불길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도 번졌다.
경북 북부 곳곳에선 상승기류를 타고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현상과 불기둥에서 떨어진 불씨가 산과 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깨비불’로 불리는 ‘비화(飛火)’ 현상이 목격됐다. 화마가 급속히 확산한 주된 이유다.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현장에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초속 20m를 넘는 강풍에 속수무책이었다. 소방당국은 의성과 안동에만 헬기 80여 대와 37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일부 현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주불 잡히지 않고 확산일로
산불 피해 면적은 1만5185ha로 늘어났다. 축구장 2만1000개와 맞먹는 규모로 화선(불길의 길이)은 총 279㎞에 달한다. 의성을 통과하는 중앙선 철도는 열차 운행을 중단했으며 서산영덕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께 경북 청송군 청송읍의 한 도로 외곽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2일 경남 창녕 산불 진화에 투입된 창녕군 공무원과 진화대원 등 4명을 포함하면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총 5명으로 늘었다.
전날 70%까지 상승하던 진화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일대 산 정상 부근에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5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어 산불의 기세가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의성 안평면에 있던 소방지휘본부도 의성읍으로 대피했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겹쳐 불길 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안동과 의성엔 22일 발효된 건조주의보가 이어지고 있고 26일 새벽부터는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에 순간풍속 시속 70㎞ 이상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27일에서야 전국에 비 소식이 있지만 경북 지역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경북 서부내륙에 5~10㎜, 대구·경북(서부내륙 제외)에 5㎜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산불의 영향을 받은 의성, 안동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적은 양의 비만 내릴 것으로 예상돼 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권용훈/임호범/김다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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