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 1일 0시 0분 출생’... 中 밀레니엄 베이비 사망
2000년 1월 1일 0시 정각에 태어난 중국의 ‘밀레니엄 베이비’ 첸첸(千千)이 25세 나이로 사망했다. 사인은 심장 관련 원인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급성 심장사로 파악됐다.
25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첸첸의 어머니는 전날 딸의 부고를 알리는 글을 통해 “새천년의 폭죽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 속에 태어난 딸이 떠났다”며 “딸이 천국에서 이 세상이 올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딸을 아껴주시고 추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첸첸은 우리 가족의 딸이지만, ‘밀레니엄 베이비’라는 상징적인 존재로 태어났기에, 단지 우리 가족만의 아이는 아니었다”고 했다.
첸첸은 지난 9일 새벽 5시쯤 급성 심장사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급성심장사는 급성 심정지와 중증 부정맥 같은 심장 관련 문제에 따른 자연사를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매년 관련 사망자가 50만명을 넘는다. 대개 증상 발생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며, 멀쩡한 사람도 예고 없이 숨질 수 있어 ‘죽음의 시한폭탄’이라 불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첸첸 역시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톈진의 한 호텔에서 계약제 피아니스트로 일하던 첸첸은 이달 초 감기에 걸렸으나, 동료들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 전날 홀로 장거리 버스를 타고 고향인 산시성 장즈시에 도착했을 당시 체온이 40도를 넘었다고 한다. 다음 날 병원 방문 후 증상이 호전되나 싶더니, 새벽에 갑자기 쓰러진 뒤 깨어나지 않았다고 어머니는 회상했다.
첸첸은 2000년 1월 1일 0시 정각에 태어나 ‘중국의 밀레니엄 베이비’ ’21세기 중국의 첫 소녀' ‘새천년 아기’ 등으로 불렸다. 첸첸 어머니는 1999년 12월 31일 오후 3시쯤 병원에 입원해 진통을 겪다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 시작한 카운트다운이 끝나자마자 아이를 낳았다.
그렇게 첸첸은 새해 첫날 3.5㎏ 건강한 여아로 태어났으며, 이름도 태어난 날짜를 기념해 1000이라는 숫자를 의미하는 첸(千)을 이용해 지어졌다. 어머니는 “그날 분만실에 들어간 산모 9명이 모두 0시 0분에 밀레니엄 베이비를 낳길 바랐지만, 그건 인간이 조절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 않느냐”며 “제 딸은 딱 2000년 0시 0분에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 마치 하늘이 우리 아이를 선택해준 것 같았다”고 했다. 생전 첸첸은 그림과 음악에 능했고,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취득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다고 한다.
이번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에서는 ‘밀레니얼 베이비 사망’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현지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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