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10배 '유증'에도 "과감한 결정"... 보잉은 두 가지가 달랐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기사 주요 내용은 1분 30초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경제부와 함께하는 오늘의 경제뉴스 다섯 가지. <편집자말>
[이주연 기자]
[기사 수정 : 25일 오후 10시 29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아래 한화에어로)가 3조 6천억 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지난 20일 발표했죠. 유상증자, 주식을 신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뜻합니다. 한화에어로는 보통주 595만 주를 기준가 대비 15% 할인한 60만 5천 원에 발행한다고 밝혔는데요.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에게 '희소식'일리 없죠.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다음 날 한화에어로 주가는 13% 급락했습니다. 이를 두고 '폭탄 유증'이라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주가 요동치는 한화에어로 오늘 주총…유증 논란 잠재울까 (이데일리)
'폭탄 유증' 한화에어로…오늘 주총서 성토 쏟아진다 (뉴시스)
한화에어로 3.6조 유증폭탄, 30억 '땜질'로 책임경영?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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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한화그룹주가 동반 급락한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
ⓒ 연합뉴스 |
한화에어로의 선택을 두고, 지난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유상증자와 비교하는 목소리도 같은 날 나왔습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주총에 맞춘 듯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관련 경영진·이사회에 던지는 질문' 논평을 발표했는데요.
포럼은 "보잉은 사상 최대 규모인 35조 원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발행 당일 주가는 3% 하락했고 그 후 보잉 주가는 20% 상승했다"라며 "대부분 투자자들은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돼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에도 보잉의 입장을 이해하고 증자를 지지했다. 보잉 증자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이정표 설정'과 '과감한 결정' 등 긍정적인 제목을 달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어로 증자와 보잉의 증자는 무엇이 다를까'의 답을 다음과 같이 내놓았습니다.
"보잉은 자금 부족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및 대규모 자본조달의 필요성을 투자자들에게 사전적으로 충분히 설명했다.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와 CEO 포함 최고경영진의 일반주주에 대한 배려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포럼은 한국에어로 경영진·이사회(사내이사 김동관·손재일·안병철, 사외이사 김현진·전진구·전휴재·정도진)에 두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첫째, 굳이 현 시점에서 대규모 주주가치 희석화를 가져오는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한화에어로 회사채 등급은 AA-로 매우 높아 회사채를 발행하면 흥행에 성공할 것이다. 산은,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포함 금융권 차입도 가능하다. 증권사 추정에 따라 4년간 3조~4조 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한다면 유상증자는 불필요한 것 아닌가?
이사들이 한화에어로 현 자본구조 및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활발한 토론을 했는가? 3월 20일 오후 3시 30분에 개최된 이사회는 짧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의안 통과 가정해 같은 날 5시 30분 IR행사 개최) 일반주주 입장에서 '다른 의견'을 듣겠다는 최소한의 의식이 있다면 외부 전문가를 이사회에 초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이사의 책무다.
둘째, 한화에어로 이사회는 지난 2월 회사가 1조 3천억 원을 투입한 '한화오션 지분 인수 건'을 승인했다. 한 달 만에 13%의 주식 희석화가 예상되는 대규모 유상증자 강행 시 일반주주들의 피해를 고려했는가? 회사 여유 자금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인수하는데 쓰고, 신규 투자금은 일반주주에서 받고자 하니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다음과 같이 짚었습니다.
"진취적인 경영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과도한 리스크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절차적인 정당성을 갖춰야 하고 회사의 주인인 일반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한화에어로는 이날 오후 7시 42분 발송한 입장문을 통해 "보잉은 경영 위기가 오자 유상증자를 한 사례로 이번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보잉은 주주 배정 방식이 아닌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공모방식을 선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한화에어로 측은 "관련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주주들에게 최대한 신속히 유상증자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며 "3월 25일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금번 유상증자 목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한편, 앞으로도 문의 사항 답변 등 절차를 적극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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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기업은행 |
ⓒ 기업은행 |
비과세에 세액공제 등 국세 감면 규모는 늘었지만, 국세 수입 총액은 줄어 지난해 '국세감면율('국세 수입 총액+국세감면액' 가운데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함)
'이 16.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세감면액은 전년보다 1조 6천억 원 늘어난 71조 4천억 원 규모입니다.
위 발표를 보면, 나라 곳간이 비어간다는 느낌이 오시죠. 기획재정부는 같은 날 '2026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세수는 줄어 재정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반을 다잡으려면 곳간부터 채워야 할 텐데요. '부자 감세' 기조, 이대로는 안 되지 않을까요. 앞서, 나라살림연구소는 2025년 조세지출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고소득자 감면 규모가 2021년보다 6조 2천억 원 늘어났고 대기업 감세 역시 2조 7천억 원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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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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