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쇼이구, 가장 중요 일정만 소화···과거 방북과 의전 차이”
통일부가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북한 방문에 대해 “다른 군더더기 없이 가장 중요한 일정만 소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 21일 당일치기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쇼이구 서기 행보에 대해 추가 설명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시기상으로나 일정상으로나 이례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당국자는 “쇼이구 서기 방북이 3월21일 하루였고 보도되기로는 평양 도착, 해방탑 화환 진정, 김정은 접견, 평양 출발 딱 네 건 일정이 있었다”며 “지난해 9월13일 방북 땐 김정은을 두 번 접견하고 김정은이 직접 벤츠를 운전해 공항까지 환송한 (것과 비교하면) 의전에 차이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의 만남에서 지난해 6월 체결한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대한 “무조건 실행”을 합의했다고 북·러가 공통으로 밝힌 데에서 쇼이구 방북 의미를 평가하는 분석도 나온다.
북·러 조약의 ‘국제무대에서 공동보조와 협력 강화’(제2조)와 ‘외부 위협 조성 시 실천적 조치 합의 위한 쌍무협상 통로 지체 없이 가동’(제3조) 내용에 비춰보면, 북·러가 최근 미국·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논의와 관련해 정보 공유 등 소통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타방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협정을 제3국과 체결하지 않는다’(제5조)는 내용을 근거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정에서 북한에 불리한 사안을 합의하지 않도록 북한이 요구했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처리 문제 등이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양국을 군사동맹급 관계로 격상한 ‘무력 침공을 받을 시 모든 수단으로 군사·기타 원조 제공’(제4조) 조항상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로 병력과 무기를 제공하거나 러시아로부터 지원에 따른 대가를 받으려는 논의가 있었을 수 있다.
북·러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 ‘최고위급 협의’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정은은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는 유효한 초대장을 갖고 있다”며 “일정은 외교 채널들을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오는 5월9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김 위원장 방러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평양에서 모스크바로 가기 위한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용 열차를 이용할 경우 장거리를 오가는 데 막대한 시간이 소요된다. 김 위원장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7~8월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일정은 23박24일이 소요됐다.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 여러 나라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상황도 김 위원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북한은 그간 김 위원장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주변 상황에 대한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다자 정상외교보다 양자 정상외교를 선호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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