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원일치 불투명…韓 선고로 드러난 재판관들 '인식 차'

이세현 기자 2025. 3. 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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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검사3인 만장일치였는데…한덕수는 5대1대2
본안부터 절차까지 의견 갈려…尹 사건 전원일치 어렵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을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재판관들이 자리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공동취재) 2025.3.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을 기각으로 마무리 지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탄핵 사건 중 처음으로 나온 결론이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그간 보여 온 '만장일치' 행보를 깨고 기각 5명·인용 1명·각하 2명으로 나뉘는 모습을 보였다. 기각 의견을 낸 5명의 재판관들도 세부 내용에서 또 4 대 1로 의견이 갈렸다.

재판관들이 선명하게 이견을 드러내면서, 현재 진행 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재판관들이 쟁점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해 평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24일) 한 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5인 기각, 1인 인용, 2인 각하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관 5명 기각…'마은혁 미임명'은 4 대 1로 갈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 등 4명은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관련,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 동조, 공동 국정운영 관련 등 한 총리의 탄핵 사유 대부분이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 등은 "피청구인(한 총리)이 국무회의를 주재해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안들을 의결했다는 사정만으로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인 재의요구권 행사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거나 이를 조장 또는 방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공동 국정운영 관련 담화문의 전체적 취지는 행정부와 여당은 서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국민에게 피력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 관련' 탄핵 사유에 대해서는 "(한 총리가 비상계엄 당시) 적극적인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판단을 하지 않았다.

문 대행 등은 한 총리가 당시 3명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의무를 위반한 것이나,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복형 재판관도 기각 의견을 내며 다수 의견과 결론을 같이했다. 다만 김 재판관은 "대통령이 국회 선출 재판관을 선출 후 '즉시' 임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도 헌법·법률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정계선 재판관 1인 "한 총리 탄핵 인용해야"

이와 달리 정계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한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의 탄핵 소추 사유 중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와 관련한 부분과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는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중대한 헌법위반이라고 봤다.

정 재판관은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를 지연하면 '수사 대상 사건 발생 시 곧바로 특별검사를 임명해 최대한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보장하기 위한' 특검법의 제정 이유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 조항의 위헌성 여부에 관해 헌재의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그 위헌성을 미리 예단해 특검법에 명시된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그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한 총리가 추천위원회에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은 것이 헌법·법률 위반이라고 밝혔다.

정 재판관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직무 정지라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가적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와 같은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로 인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혼란을 가중시켰으며 헌재가 담당하는 정상적인 역할과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한 총리를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형식·조한창 "탄핵 소추 요건 못 갖춰…각하"

국회는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때 국무위원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인 151명을 기준으로 했다. 이에 한 총리와 여당 측은 당시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신분이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헌재는 의결정족수를 국무위원 기준인 과반수 찬성으로 봤지만, 정형식·조한창 재판관 등 2명은 200명으로 봐야 한다며 한 총리의 탄핵 소추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재판관 등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궐위·사고라는 비상 상황에서 직무의 공백 및 국가적 기능장애 상태 방지를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해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는 자이므로, 권한대행자의 지위는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대통령 권한대행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요건은 대통령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공동취재) 2025.3.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5대1대2 전원일치 흐름 깨졌다…尹도 불투명

한 총리 탄핵 심판 종결로 헌재에 남는 주요 탄핵 사건은 윤 대통령 사건과 지난 18일 변론절차가 종결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 사건 등 2건이다. 조지호 경찰청장 사건은 아직 첫 변론기일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 관심은 윤 대통령 사건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어떤 결론을 내놓느냐다. 헌재는 안동완 검사 사건에서 5대4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사건에서 4 대 4로 재판관 사이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던 것과 달리 최근 주요 사건들 선고에서는 만장일치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 13일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사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 사건에서 모두 전원일치로 기각 의견을 냈다.

이로 인해 그간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결론에 대한 불복을 방지하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윤 대통령 사건에서도 의견을 통일해 만장일치로 선고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탄핵 인용과 기각 여론이 거세게 부딪히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재판관들까지 의견이 갈리면, 국민이 선고 결과를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한 총리 사건에서 기각과 인용, 절차 흠결을 지적한 각하까지 다양하게 의견이 갈리면서 최근 헌재의 '전원일치 모드'는 완전히 깨진 상황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의 사건은 한 총리 사건보다 훨씬 쟁점이 많은 만큼, 재판관들이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헌재가 평의를 거듭하며 역대 최장 숙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사건은 지난해 12월 14일 접수된 후 이날로 101일째가 됐다. 노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헌재 접수 63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은 91일 만에 결론이 나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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