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즉생' 외친 이재용 BYD 방문...'전장 사업' 확대 행보

중국 전기차 기업 연쇄 접촉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 이어 24일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기업인 비야디(BYD) 본사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협력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3~2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일정을 마친 뒤 24일 오후 남부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BYD 본사를 찾았다. 왕촨푸 BYD 회장이 직접 이 회장을 맞아 양측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BYD는 지난해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시장 판매 1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올해 초 한국 시장에도 공식 진출하는 등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2일에도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샤오미의 베이징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며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 중이다.

이 회장으로선 내로라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를 연달아 접촉하며 '전장 사업 확대 비즈니스'를 직접 펼친 셈이다. 최근 임원진을 향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질책한 그가 몸소 기업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재판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방중은 무죄 선고 이후 첫 해외 일정이다. 그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이 집결한 중국발전포럼에 2년 만에 참석해 다양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8일쯤 중국발전포럼에 참가한 일부 해외 기업 CEO들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도 이 회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