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우 “억울한 학폭 의혹, 죽지 말잔 생각으로 버텨”[인터뷰]
2021년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학폭(학교폭력) 폭로글에 배우 심은우의 4년이 사라졌다. 당시에도 ‘아니다, 억울하다’며 사실을 부인했지만, 촬영 중이던 종합편성채널 JTBC ‘날아올라라, 나비’ 위약금 문제가 걸려 방송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 공식사과문을 내야만 했다. 그럼에도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소속사도, 작품도 하지 못한 채 ㄱ씨가 주장한 20년 전 사건에 대해 소명해야만 했다.
“사건의 시비가 빨리 밝혀질 줄 알았어요.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몰랐죠. 4년이 걸리면서 이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면서 버텼는데요. 죽으면 나만 손해다, 내가 죽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라고요. 지금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는데 죽는다고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제가 지금 키우는 고양이, 강아지들을 돌보며 소중한 일상을 살면서 견뎌내고 있어요.”
심은우는 24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ㄱ씨의 학폭 의혹 폭로 이후 그의 생활 변화와 마음의 상처 등을 털어놨다.
■“폭로자 ㄱ씨, 사과만 원한다더니 금전도 요구해”
심은우는 2021년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부부의 세계 심은우(박소리) 학교폭력 용기 내어 고발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후 학폭 의혹에 휘말렸다. 당시 종합편성채널 JTBC ‘날아올라라, 나비’를 촬영 중이었던 심은우는 본인뿐 아니라 소속사, 드라마팀 구성원 전부가 직접 연락하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로자 ㄱ씨가 정확한 이유 없이 한사코 만남을 거부했다. ㄱ씨 자매는 심은우의 통화 녹음을 매체에 전달해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공개 사과문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선 워낙 오래된 일이라 학폭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드라마팀으로부터 “대승적 차원에서 사과하는 것이 작품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사건은 심은우가 아닌 또 다른 학급 친구 ㄴ씨와 ㄱ씨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폭로 직후 ㄴ씨도 나서서 ‘자신과 싸웠다’고 댓글을 달았지만 ㄱ씨로부터 별다른 연락은 받지 못했다고 했다.
“ㄱ씨가 ㄴ씨 험담을 하고 이간질해서 둘 사이 다툼이 벌어진 건데, 제가 있지도 않은 일로 ㄴ씨가 오해받는 것 같아서 ‘너 얘가 안 그랬다는데 왜 그렇게 말하냐’고 끼게 된 거였어요. ㄱ씨가 험담하고 ㄴ씨가 오해받고 있었으니까요. 오지랖이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내가 왜 끼어들었을까 후회되기도 해요. 후회할 일이 아닌데 말이죠.”
심은우가 ㄱ씨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ㄴ씨가 경찰조사까지 받겠다고 했지만 진술 과정에서 ㄴ씨는 소환되지 않아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송치됐다. 또 한 번 답답한 순간이었다.
“동창들이 직접 ‘그런 일 없었다’는 내용을 자필 진술서를 써줬고, ㄱ씨 2학년 담임선생 녹취록까지 제출했어요. CCTV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물증이란 게 있을 수도 없고요. 심지어 다퉜다는 당사자가 직접 진술서를 썼는데도 조사에 불러주지 않았고, ㄱ씨가 지목한 친구 세 사람도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증거불충분이라고 하니, 대체 뭘 더 어떻게 해야하나 속상했어요.”
이 과정에서 폭로자 ㄱ씨는 말을 바꿔 금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처음엔 사과만 원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이제 와서 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았을 땐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당시 재수사를 요청하고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그런 내용증명을 받고나서 법률대리인과 어떻게 해야하나 상의를 했죠. 하지만 돈을 요구한다고 해서 그걸 들어줄 이유도 없을 뿐더러, 우리는 재수사에만 집중하자고 결정했어요. 돈을 달라며 언제까지 회신을 달라고 적혀있었지만, 전 아무런 회신을 주지 않았습니다.”
■“폭로자 ㄱ씨가 잘 못살길 바라진 않아, 다만 나도 내 스스로 지지 않을 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터다. 광고 위약금들을 물어주고 소속사와 계약만료 되면서 사실상 커리어적으로 멈춘 셈이다. 그는 생계를 위해 요가원을 운영하며 연기에 대한 작은 희망이라도 다잡으려고 했다.
“다행스럽게 대학교 때부터 요가를 해와서 2018년에 자격증을 땄어요. ‘부부의 세계’를 찍을 때에도 강사 생활을 병행해왔고요. 이 일이 있은 직후 제가 아무것도 안 하면 못살 것 같더라고요. 몸을 바쁘게 하고 내 문제에 대해 생각할 틈을 주지 말아야겠다 싶었는데, 좋은 건물주를 만나서 정말 싸게 요가원을 할 수 잇었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지난해 8월에 틱 장애가 심해져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그 즈음에 요가원으로 금전을 요구한 내용증명이 왔고요. 아마 SNS로 제 소식을 알고 있었나봐요.”
장문의 공식입장을 올리고 여론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며 다시금 연기의 꿈을 꿔보고 싶다는 바람을 진심으로 내비치는 그다.
“전 그 친구(ㄱ씨)가 저와 똑같이 당하라던가 잘 못살길 바라고 싶진 않아요. 다만 ㄱ씨의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남은 생이 긴데 이 일로 모든 걸 포기할 순 없지 않아요? 전 반드시 일어날거고, 다행히 제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으니 이제부터라도 잘 지내려고 노력할 거예요. 더불어 이렇게 하고 싶은 말들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꺼냈고, 이제 제가 남은 건 저 스스로에게 지지 않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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