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위헌이지만 탄핵할 정돈 아냐"

김예리 기자 2025. 3. 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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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헌재 무력화 의사 증거 없어"
정계선 재판관 "파면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 소수의견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헌재영상캡쳐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헌재 결정에 따라 한 총리는 곧바로 총리직에 복귀하게 됐다.

헌재는 이날 오전 한 총리 탄핵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기각 5인과 인용 1인, 각하 2인의 의견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관 8인 중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이 기각 의견을, 정계선 재판관이 인용 의견을 냈다. 조한창·정형식 재판관은 각하 의견을 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2월27일, 야6당 170명이 발의했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을 재석 의원 192명 중 19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한 총리에 적용된 탄핵소추 사유는 △정계선·조한창·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위헌·위법적 비상계엄과 내란행위 묵인·방조 △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계엄 직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시도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등 5가지였다.

헌재가 밝힌 결정문과 보도자료를 종합하면, 한 총리의 5가지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재판관 의견이 가장 많이 갈린 최대 쟁점은 그의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였다. 그의 임명 거부 행위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인가 여부다.

먼저 헌재는 6인의 의견으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에는 본래 신분상 지위에 따라 재적 과반의 의결정족수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 사건 탄핵심판 청구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으므로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재적 3분의 2)를 충족하지 않은 이번 사건을 각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다만 정형식·조한창 등 2인의 재판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자에 대한 탄핵소추 요건은 대통령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헌재 심판정. 연합뉴스TV 갈무리

8인의 재판관 가운데 5인이 한 총리가 여야 합의를 전제로 내세워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행위가 “헌재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5인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회가 선출한 3인을 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는 거부 의사를 미리 종국적으로 표시해 헌법상의 구체적 작위의무를 위반했다”며 △헌재 구성을 규정한 헌법 111조 △대통령 헌법수호 책무를 규정한 헌법 66조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56조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중 4인은 이것이 “파면 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위헌과 위법 행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헌재 무력화 의사가 증거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권한대행의 역할과 범위 등에 논란이 계속됐다는 점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이후 2인을 임명해 헌법질서가 일부 회복됐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서다.

소수 의견으로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은 한 총리가 “헌재의 내부적 상황을 이용하여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고자 하는 여당의 의사를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총리의 헌법·법률 위반 행위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밝혔다. 정 재판관은 또 최상목 총리의 행위를 한 총리의 위헌 행위 판단에서 유리한 사유로 삼을 순 없다며 다수 기각의견을 반박했다. 또 한 총리가 한 부작위의 결과 마은혁 재판관이 임명되지 않아 헌정질서 수호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기각 의견을 내며 별도 근거를 댄 김복형 재판관은 한 총리가 임명 거부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며 “헌법 법률 위반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의견을 냈다.

5인은 나머지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를 헌법과 법률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밝힌 데 반해, 정계선 재판관(인용 의견)만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의 내란 특검 추천 거부로 특검 임명 절차가 중단됐다며 “신속 공정하면서 효율적인 수사를 통하여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법 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특검법의 목적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현재까지도 비상계엄과 관련된 사건에 대한 수사권 여부 논란으로 혼란과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며 “헌법 또는 법률 위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했다.

재판관 6인은 나머지 탄핵소추 사유였던 △위헌·위법적 비상계엄과 내란행위 묵인·방조 △김건희 여사·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계엄 직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시도에는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행위와 관련해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의결 뒤에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지 않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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