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창업 50세이상 절반, 최저임금도 못번다

이문수 기자 2025. 3.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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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서 28년을 근무한 뒤 아파트 상가에서 코인세탁소 창업을 시작한 김성민 씨(65)는 지난달 약 208만 원의 순수익을 얻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3일 발표한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를 퇴직하고 자영업을 하는 50세 이상의 48.78%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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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어려워지자 자영업 몰려
50세 이상 59%… 생계형 절반 넘어
‘나홀로 사장’ 76%… 50대는 83%
미경험 업종 창업할때 수입 더 적어

대기업에서 28년을 근무한 뒤 아파트 상가에서 코인세탁소 창업을 시작한 김성민 씨(65)는 지난달 약 208만 원의 순수익을 얻었다. 인건비 등을 절약하기 위해 무인점포 방식으로 코인세탁소를 운영 중이지만 높은 물가 등으로, 살림살이를 하기 어렵다. 김 씨는 “아직 취업을 못 한 자녀도 있어 뒷바라지 등을 위해 다른 일거리도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자영업을 하는 50세 이상의 절반가량은 월 소득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3일 발표한 ‘고령자의 자영업 이동과 저임금 노동’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를 퇴직하고 자영업을 하는 50세 이상의 48.78%가 최저임금보다 적은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79만7300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영업 폐업자 수 98만5868명 중 46%가 50세 이상인 가운데 회사를 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고령 자영업자들이 대체로 충분한 경제적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월 소득 최저임금 이하가 63%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의 제1∼17차 조사(2006∼2021년) 당시 1년 이상 회사에서 일하다가 2022년 시점에 자영업을 하는 50세 이상 269명을 분석했다. 연령대별 자영업자 중 50세 이상은 58.8%로 집계됐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조기 퇴직 후 재취업이 어려워지자 자영업이 이들의 일자리 대안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통 서비스업과 소비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생계형 자영업자의 비율은 53.8%로 절반이 넘었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225만2000원으로 나타났으며 월 소득이 최저임금 이하인 저임금 노동 비율은 63.3%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퇴직 후 재취업을 못 해 창업한 고령 자영업자들의 절반 이상이 최저임금만큼의 소득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고용원이 없는 ‘나 홀로 사장’의 50대 비율도 83.4%에 달했다. 전체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75.6%인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매년 늘어나는 최저임금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불경기로 인한 소비 침체 등으로 사업소득이 낮아 고용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이들의 사업장에서는 대체로 가족의 무급 노동 또는 고령 자영업자의 장시간 근로로 일손을 채운다”고 분석했다.

● 중장년 퇴직자 재취업 지원 강화해야

현재 운영하는 자영업과 같은 업종에서 일해 본 경험이 아예 없거나, 적은 자영업자의 경우 경제적 성과가 더 낮았다. 동일한 업종 경험이 없는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144만3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저임금 노동 비율도 82.8%에 달했다. 동일 산업 경력이 1∼3년인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은 170만5200원이었으며 저임금 노동 비율은 67.5%였다. 반대로 동일 산업에 종사했던 경력이 많은 자영업자의 경우(16∼17년) 월 소득이 421만 원이었다. 이들의 저임금 노동 비율도 26%로 떨어졌다.

지은정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년 근로자들의 재취업 지원이 매우 미흡하다”며 “새로운 분야에서 창업하면 사업소득은 낮고 월 최저임금 미만 비율은 높다.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퇴직자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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