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서부 여행’ 한국인 여성 3명, 열흘째 연락두절

그랜드캐니언 방문 후 실종
당국, 얼굴 공개 후 수색 중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세 명이 열흘째 실종돼 현지 경찰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이모씨(33)와 그의 모친 김모씨(59), 김씨 동생(54) 등 한국인 여성 3명이 그랜드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던 중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경찰은 이씨 일행이 탔던 BMW 렌터카가 실종 당일인 지난 13일 오후 3시27분 그랜드캐니언에서 서쪽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40번 고속도로를 지난 것으로 파악했다. 코코니노 보안관 사무실은 차량에 달린 위성항법장치(GPS)를 추적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신호가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잡혔으며, 이후 이씨 일행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GPS가 감지된 지점으로부터 1마일(약 1.6㎞) 떨어진 지점에서는 눈폭풍으로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치는 22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코코니노 카운티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감지됐던 시점과 가까운 시간에 근처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가 발생했다”며 “실종자들이 이 사고와 연관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종된 가족의 차량이 이 사고에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범죄 연루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없다”고 밝혔다.

코코니노 카운티 경찰은 내비게이션이 악천후를 인지하지 못하고 산림 도로로 길을 안내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씨 일행은 당초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락이 닿지 않자 한국에 있는 가족이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LA 총영사관 요청으로 코코니노 카운티 경찰과 애리주나주 공공안전국은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병원에서 환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헬기를 동원해 40번 고속도로와 가까운 다른 도로도 수색했으나 이씨 일행을 찾지 못했다. 경찰은 실종자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전단을 만들어 인근 지역에 배포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