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요 탄핵 앞둔 마지막 주말 '둘로 쪼개진 광화문'
한세진 기자 2025. 3. 23. 15:12
한덕수 총리의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두고 도심이 둘로 갈라졌다.
23일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이루어진지 정확히 100일이 되는 날이다. 오는 24일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예정돼 있고 26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결과가 나온다. 주요 사법 선고를 앞둔 주말인 만큼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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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서는 매주 토요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해온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주최하는 집회가 열린다. 기자가 찾은 23일에는 해당 행사가 열리지 않는 날이었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에는 여전히 시민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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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끝까지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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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것을 함께하고 싶다."
강명지씨(28·여·서울 마포구)는 지난 22일부터 투쟁사업장 농성장 천막을 지키고 있다. 강씨는 "노동운동에 동참하면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며 "할 수 있는 것을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집회는 없지만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문제를 알리고 연대를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탄핵과 관련해 "국민이 일상을 포기하고 광장에 나오는데 헌법재판소는 그들의 퇴근 시간을 준수하는 등 국민과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빠른 파면이 이루어지면 더 많은 사람이 각자의 현장에서 노동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국민만이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이순모씨(57)는 통일시대연구원 천막을 정비하고 있다. 이씨는 공식적인 집회 일정이 없었지만 광화문을 찾았다. 그는 "뉴스에서 보도되는 내용들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제 믿을 것은 국민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을 지켜야 할 법관들이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국민만이 이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느낀다"며 "상황이 답답하지만 최소한 여기에서라도 정의를 지키고 연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비상행동 단식농성장을 지켰다. 그는 "공동의장단의 단식이 끝난 후 릴레이 단식이 진행 중"이라며 "집회 일정이 없어도 많은 사람이 응원을 위해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릴레이 단식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연대를 이어가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오는 27일 민주노총 총파업과 함께 교수와 학생들에겐 수업 거부, 직장인에게는 연가 사용을 통해 집회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전국 시민 총파업'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는 "다음 주 전국 시민 총파업이 예정돼 있다"며 "일상에서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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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대통령을 복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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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전국 주일 예배에 향하는 사람들은 탄핵 반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서울 광화문 남단에서 전국 주일 예배가 열린다.
70대 김씨(서울 양천구)도 23일 오전 주일 예배를 찾았다. 그는 평소 동네에서 예배에 참석하지만 주요한 사법 선고를 앞둔 주말인 만큼 함께 예배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다음 주 사법 선고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윤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예배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모여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에서 서울시의회 본관까지 약 200m를 가득 채웠다. 현장에는 의자도 계속 설치되고 있었고 서서 예배를 보는 사람도 많았다.
이동민 자유통일당 대변인은 "주일 예배는 매주 열리지만 이번 주 예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 대변인은 다음주 있을 주요 사법 선고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탄핵 소추 의결부터 헌법재판소의 절차까지 많은 문제가 있었다"며 "탄핵은 각하되거나 기각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세진 기자 mone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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