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 최측근’ 쇼이구 접견…“북·러 조약 무조건적 실행”
주요 현안에 “완전 일치한 입장 확인”
북·러 끈끈한 관계 과시한 것으로 평가
북한의 추가 지원, 파병 대가 합의 가능성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시기 조율 관측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만나 최근 주요 현안을 논의하면서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쇼이구 서기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러·우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종전 협상의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지원을, 북한은 지원에 따른 대가 등을 약속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방북한 쇼이구 서기를 접견했다고 노동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양측은 두 나라의 “안전 이익과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중요 문제들, 지역 및 국제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들”을 교환했고 “완전 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북·러가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조항들을 “무조건적으로 실행해 나갈 두 나라 지도부의 용의가 피력됐다”고 신문은 밝혔다. 조약에는 한쪽이 전쟁 상황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력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군사·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벌이고 있는 특수군사작전(러·우 전쟁)”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는 안전 분야를 포함해 다방면에서 교류와 협력을 더 확대·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주제로 “중요하고도 유익한 담화를 나눴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러가 이번 만남으로 끈끈한 관계를 국제사회에 재차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측은 종전 완료 전까지 북한의 추가 무기 지원과 파병 등에 합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러·우 접경지역에서 전투가 지속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러가 혈맹적인 유대를 과시한 것으로 평가한다”라며 “이는 종전 협상에서도 북한이 러시아를 지지하고, 언제든 북한군의 추가 파병과 무기 지원 등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사실상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의 만남을 통해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산이 깔렸을 수도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지지와 추가 지원 가능성을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것은 북한군 파병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북한의 체제 유지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끝까지 러시아와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종전을 전후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대가 등에도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전쟁 이후에도 관계가 이완되지 않고 조약에 따라 강화될 것이란 점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만남에서 조약을 ‘무조건적으로 실행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서기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2명의 송환 문제를 협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포로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원하면 전원 수용한다는 원칙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문제도 논의했을 수 있다. 쇼이구 서기는 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중요 친서”를 전달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양무진 교수는 “친서에는 러시아 파병에 대한 감사 인사와 종전 후 북·러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는 내용이 들어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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